소음 및 진동측정기기 개발업체인 오토시스. 종업원 15명에 불과한 영세기업이지만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전문업체다.
지난 88년 유니온시스템(現 기아정보시스템) 기술연구소 소장자리를 박차고 나온 윤대원 사장과 대학을 갖 졸업한 연구원 4명이 무자본으로 출범한 오토시스는 89년 한라공조의 생산관리 모니터링을 설계한 것을 필두로 8년여 동안 65건의 기술개발 용역업무를 시행했다.
특히 내년부터는 그동안 축적해온 계측, 제어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94년 독자개발에 나서 최근 개발을 완료한 휴대형 소음, 진동분석기인 고속 퓨리어 트랜스폼(FFT) 분석기의 생산에도 나설 계획이다. 오토시스가 이처럼 용역에서 탈피, 직접 생산에 나선 것은 항공, 자동차, 철도, 교량, 가전제품 부문의 소음, 진동측정이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자사제품이 외국제품에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중소 계측기기 업체가 살아남으려면 자금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선진업체가 손대지 못하는 품목을 발굴,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고 밝히는 윤 사장은 자사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설계와 테스트만 담당하고 제조 및 조립은 외부에 발주할 계획이다.
이러한 윤 사장의 경영철학을 반증하듯 오토시스는 경리직 여사원을 제외한 나머지 14명은 전원이 연구원이다. 또 「시간과 두뇌는 자산」이라는 생각으로 연구원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출, 퇴근 시간개념을 아예 파괴했으며 필수경비를 빼고는 모든 매출액을 연구개발비에 전액 재투자하고 있다. 물론 선천성 소아마비로 거동이 불편한 윤 사장도 낮에는 대외활동을 하지만 밤에는 연구개발에 참여한다.
한편 가스의 누수여부를 소음, 진동으로 측정, 도로를 파헤치지 않고 지하에 있는 관내의 가스누출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장비, 가스유동 측정기 등 적용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인지 최근 들어 오토시스에는 소음, 진동측정 관련기술 개발용역이 폭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확장에 나서지 않고 있다.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기 위한 기술축적에 주력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살길은 남들이 갖고 있지 않는 신기술 분야를 지속적으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우물을 파고 있는 오토시스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 계측기기 업체의 향방을 제시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