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프트웨어(SW)산업의 실상은 단적으로 말해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SW산업은 외적으로는 기업체수나 시장규모에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적으로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몇 안되는 SW전문업체와 자본금 1억원 미만에 경영기반이 불안정한 다수의 영세 SW기업이 어렵게 꾸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세계 SW산업의 흐름은 어떠한가. 자본의 뒷받침이 없어도 뛰어난 아이디어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었던 시대는 이제 점차 사라지고 있다. SW산업은 SW가 하드웨어(HW)를 지배하고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정보산업의 대표주자로 급부상, 현재 세계 SW산업은 거대기업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SW산업도 이제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자본 중심의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우리의 SW산업이 하루빨리 세계화해야 한다는 것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SW가 21세기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 SW산업이 현재와 같이 국내시장에 안주해서는 안될 것이다.
SW의 세계화는 수출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우리 SW산업의 수출실적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그나마도 용역계약에 의한 수출이 대부분이다. 최근 정부는 「SW산업육성 종합계획」에서 현재 3천만 달러에 불과한 SW수출규모를 오는 2001년까지 25억 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욕적인 목표를 수립, 발표했었다.
SW업계는 이같은 목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수출이 이뤄지려면 충분한 노하우와 체계적인 기반기술의 축적이 이뤄져야 하나 이러한 기술은 하루 아침에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SW업계는 수치 중심의 화려한 청사진만을 제시하는 과거와 같은 탁상행정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인력의 양성 등 인프라를 조성해주면서 국내 여건에 맞는 응용SW의 개발을 지원하고 전문업체를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신뢰성있는 정책을 보여주며 각 분야의 정보화를 촉진시켜 내수 수요를 창출하는 비전을 제시해주는 등의 방법이 오히려 국내 SW산업의 세계화를 촉진시킬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