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1월1일부터 저공해 전기냉장고에 「환경마크」가 부착되는 것을 시작으로 환경표지인증제도가 에어컨, 세탁기 등 다른 가전제품으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가 고시하고 환경마크협회가 주관하는 환경표지인증제도는 같은 종류의 다른 제품에 비해 생산, 사용, 폐기 과정에서 환경을 덜 오염시키거나 에너지 및 자원 절약과 관련있는 저공해 상품에 대해 공인기관이 일정한 마크를 부여하는 것이다. 물론 환경표지인증제도는 강제조항이 아닌 권장사항이다. 그런데도 이 제도는 제품 차별화와 저공해 상품기술개발 촉진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의 냉장고사업부는 가전분야에서 가장 먼저 환경표지를 취득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의 환경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선 환경부가 냉장고에 대해 요구하고 있는 필요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한다. 환경부는 환경표지 부여기준으로 △냉매와 발포제에 CFC 사용금지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전기용품 안전관리법의 형식승인 △한국산업규격의 품질기준 준수 △폐기물의 회수처리계 확보 등을 명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존 냉장고 제조업체는 냉매와 내외부의 단열을 위하여 CFC계열의 프레온계 단열재를 사용하여 왔으나 이 냉매와 단열재가 오존층을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 비프레온계 냉매와 사이클로 펜탄 등의 대체 단열재를 개발, 도입하고 있다.
반면 비프레온계 냉매와 단열재는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지만 단열효율 면에서 프레온계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10% 가량 저하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환경마크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대체냉매발포제를 사용하면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인정받는 것이 필수조건이다. 따라서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환경마크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강화된 제품품질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가전업계는 제품의 내구성, 기능성 등을 극한 조건에서 실험하는 극한시험조건을 대폭강화, 품질 검사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지난 6월 발족한 가전업계 리사이클 사업단과 공동으로 전국에 리사이클센터를 건립시키기로 함으로써 폐가전의 신속한 수거 및 처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가전업계는 시장이 포화상태에 처해 내수시장이 크게 위축돼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경쟁력 있는 제품, 세계를 지향하는 제품을 시의적절하게 출시하지 않으면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정부가 권장사항으로 추진하고 있는 환경표지인증제도는 한편으로는 느슨한 환경규제장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오히려 이번 기회에 차별화된 일류제품을 만들어 환경규제가 까다로운 선진국의 시장장벽도 쉽게 넘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尹昌鉉 삼성전자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