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가 반도체와 더불어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관련 장비 및 부품, 소재 국산화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업계와 정부는 향후 안정적인 생산수율과 제품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TFT LCD장비의 국산화는 반드시 넘어야 할 필수조건으로 보고 그 어느 때보다도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이미 지난 94년 TFT LCD장비 국산화를 중기거점 사업으로 선정했으며 오는 99년까지 연차적으로 공업기반 기술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 현대전자를 비롯한 모듈업체도 자체 계열사를 통하거나 장비 전문업체와 공조체제를 형성해 TFT LCD장비 국산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TFT LCD장비 국산화현황을 보면 1차연도인 지난 94년에 유진종합기계, 세종반도체, 천지엔지니어링 등이 LCD용 편광판 자동부착장비, 액정 주입 및 엔드 실 인라인 장비, 3패드 그라인더 등을 각각 국산화해 삼성전관, 오리온전기 등에 공급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은성기연, 케이씨텍, 한국DNS 등이 백라이트 자동조립장비, 양극산화 장비 등을 개발했으며 올해에는 삼성항공, 한일초음파, 신도기연 등이 노광장비, 초음파 세척기, 셀갭 제조장비 등을 국산화했다. 또한 공기반과제와 별도로 평창하이테크가 TFT LCD용 화상검사 장비를 국산화, 삼성전자에 공급하기도 했다.
디스프레이연구조합에 따르면 올해까지 총 20개 과제가 선정돼 이중 10개 과제가 이미 완료됐고 나머지는 LG전자, 한국오토, 메닉스(舊 셈틀), 한택 등이 PECVD장비, 초미립자 검사장비, 비접촉식 LCD박막 측정장비 등 총 10개의 장비를 99년까지 추가로 국산화할 방침이다. 신청된 과제가 차질없이 목표연도까지 완료될 경우 TFT 어레이공정 관련장비의 28.6%, 조립장비의 41.4%, 모듈장비의 14.3%, 계측 및 검사장비의 10.3% 등 전체 TFT LCD장비의 30.3%가 국산화될 전망이다.
현재 TFT LCD장비 국산화 추진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은 △국산부품의 조달 및 핵심부품의 전량 수입의존 △모듈업체간의 폐쇄성으로 인한 장비관련 정보부족 △국산화 이후 신뢰성 확보문제 △장비 개발업체 상호간의 의사소통 결여 등 크게 4가지로 집약해 볼 수 있다.
특히 모듈업체간 폐쇄성으로 장비규격에 대한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모듈(TFT LCD)업체와 공조체제를 갖지 않은 업체의 제품이 외면당해 심지어 개발된 장비가 생산라인에 투입되지도 못하고 사장돼 버리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는 점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향후 과제는 TFT LCD 모듈업체 상호간 및 관련 장비업체와의 정보교환을 보다 활성화해 장비업체들이 실제 생산라인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기술적으로 뒤진 장비를 개발하는 데 매달리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장비 개발업체 상호간에도 소프트웨어, 컨트롤러 등 공유가능한 기술을 중심으로 활발한 의견 교환체제를 구축, 개발의 경제성을 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국내 장비기술 수준을 감안, 실제 채용가능성이 떨어지는 핵심 공정장비보다는 평가장비 등 난이도도 낮고 채용가능성이 높은 장비개발에 우선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강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