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김광호)가 중국시장에 안착하기도 전에 법정시비에 말리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문제의 제품은 삼성이 국내시장에서도 얼굴로 내세우고 있는 「명품TV」 29인치 모델(모델명 三星CS-7277PZ29). 이 제품은 중국시장에 선보인지 불과 1년도 안돼서 선두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으며 이로 인해 중국내 경쟁사들로부터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 됐다.
그런데 이 제품은 허위광고 혐의로 최근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중국인 소비자 李장균씨가 제품설명서에 「8백주사선의 초고해상도」라는 허위내용을 넣어 자신이 이 제품을 사도록 부분적인 기만행위를 했다고 주장, 지난 21일 북경시 西城區인민법원에 제소함으로써 표면화된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발단은 북경의 비공식 민간소비단체인 「北京自律中心」이 중국내 외국업체를 대상으로 허위광고 혐의로 언론에 공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시작됐다. 이와 관련, 삼성측은 이 단체가 광고협찬비 명목으로 한화 1억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삼성북경본사는 이 문제가 삼성전자 한 업체에만 해당되는 것도 아니며 이같은 부당한 요구를 들어줄 경우 향후 유사한 사건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 國營消費者協會의 자문을 받아 이를 거절했다는 것. 즉 자율중심이라는 비공식 소비자단체가 삼성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음에 따라 李씨를 내세워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따라 국내 본사의 기술자를 파견해서 기술적으로 8백본이 나온다는 것을 입증시키겠다고 밝혀 이번 사건에 적극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수평해상도 8백본을 표기할 때에는 「외부 또는 비디오 신호입력시」라는 단서를 달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이를 입증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수평해상도는 신호처리방식에 따라 5백본에서 8백본까지 다양하고 실제로 TV의 선명도가 각 업체의 기술력에 따라 여기에서 결정된다. 그런데도 방송 시청시에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방송국의 송출과정에서부터 떨어져 소비자들이 방송을 시청할 때에는 어느 제품도 8백본에는 크게 못미친다.
또 수직해상도는 5백25본이 표준기술인데 이를 「주사선」으로 표현하는게 정확, 명품TV가 제소자 주장대로 「8백주사선」으로 표기됐다면 삼성측이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어쨌든 삼성전자는 명품TV가 현재 중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최상위이고 다른 회사들로 삼성과 마찬가지로 팸플릿에 8백본을 표기하다가 뺐기 때문에 불리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으나 이제서야 중국내 최대 브랜드로 인정받기 시작하는 등 중국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정착에 복병을 만나게 됐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