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신조류] 졸업앨범도 이제 CD롬시대

「태양이 솟아 오르면서 학교 로고와 학교명이 떠오른다. 웅장한 음향효과와 함께 학교의 12개월 전경이 펼쳐지면서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눈다.」

대학마다 졸업앨범 제작이 한창이다. 졸업앨범하면 1천쪽이 넘는 두꺼운 종이에 일률적인 학사모 차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동창의 얼굴을 찾으려면 여기저기 찾아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졸업앨범은 졸업생들에게 추억의 상징물이기도 했다.

빛바랜 졸업앨범의 추억이 이제는 먼 애기가 되고 있다.

CD롬으로 졸업앨범을 제작하려는 대학들이 올해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신세대 다운 발상이다.친구와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연출, 오랜시간이 흘러도 생생하게 다시 볼 수 있는 매력과 퇴색되지 않고 지금의 모습을 영구이 보존이 가능하며 다양한 형태의 편집을 통해 살아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해 낼 수 있다.

올해 CD롬으로 졸업앨범을 제작하고 있는 대학은 한국과학기술대를 비롯 건국대, 전주대, 전북대, 세종대, 중앙대, 충북대, 국민대 등 30여곳이나 된다.

국민대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비용도 일반 종이앨범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특히 학교에 대한 이미지가 좋을 것 같아 CD롬으로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CD롬 졸업앨범은 학교의 연혁과 소개, 교가등이 동영상으로 펼쳐지고 단과대와 학과소개도 이미지와 함께 펼쳐지면서 졸업생들의 개인 프로필이 학창시절 활동내용과 함께 소개된다.

또 학우들과 함께 지낸 시간의 사진이 풀스크린으로 선명하게 구성되고 총학생회등 학생자치기구 등도 동영상으로 보여준다.

중앙대 총학생회 한 간부는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압도적으로 CD롬 앨범을 선호했다』며 『기존 앨범보다 이색적이며서도 살아 있는 듯한 느낌때문에 CD 롬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관련 CD롬타이틀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기업도 고신미디어를 비롯 포토에이스, 주노 등 20여개사에 이른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고신미디어의 김태균사장은 『화려함과 세련미를 고 있는 신세대들에게 CD롬 졸업앨범은 상당한 매력을 갖고 있다』며 『사진을 최대 1만명까지 저장이 가능하고 게임을 하듯 아이콘으로 간편하게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으며 영화적인 영상기법을 동원,회면전환이 재미있고 다양한 그래픽화면으로 구성돼 있는 장점때문에 채택하려는 대학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개인의 이력을 보여줬던 두툼한 졸업앨범이 이제 책상에서 머지않아 살아지게 됐다.책상이 아닌 서랍에 퇴색되지 않고 영구히 보존이 가능한 CD 롬으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