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자기적 특성과 높은 품질안정성을 바탕으로 고급 영구자석(자성재료)의 대명사로 간주돼왔던 알리코자석의 고유영역이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다.
알루미늄(Al), 니켈(Ni), 코발트(Co) 등을 주 원료로 한 알리코자석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 트위터 등 고음역 재생용 스피커 및 정밀 계측기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특성에서는 차세대 자성재료의 대표주자인 네오디뮴(Nd-Fe-B)계 희토류자석에, 경제성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페라이트자석에 뚜렷하게 밀리고 있다.
무엇보다 Nd자석의 알리코시장 잠식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Nd자석의 최대 단점이었던 가격이 최근 중국산 저가 Nd자석의 발호로 알리코와의 격차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데다 세트의 경박단소화로 자석의 단위면적당 자기특성이 가격조건을 압도, 알리코자석의 입지를 좁히고 있는 것이다.
페라이트자석의 품질향상도 알리코의 입지를 갈수록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륨(Ba) 및 스트론튬(Sr)계 페라이트자석은 그동안 가격은 상대적으로 알리코보다 현격히 싸지만 잔류자속밀도(Br), 보자력(iHc) 등의 특성이 떨어져 범용 스피커와 소형모터 등에 한정 채용돼왔으나 최근 자성의 한계를 극복하며 로엔드시장을 중심으로 알리코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여기에 알리코자석의 핵심성분중 하나인 코발트의 원산지가 아프리카 자이르 등 특정 국가에 철저히 제한돼 있는 데다 그나마 자이르의 정정불안으로 생산량이 둘쭉날쭉하고, 유통마저도 동유럽의 일부 큰 손(?)들에 의해 좌우되는 등 수급불안이 가시지 않는 것도 脫알리코 추세를 가속화하는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알리코자석 시장의 위축은 국내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소결타입 알리코자석 생산, 공급업체인 태평양금속의 지난 9월 말 현재 판매액은 스피커용이 전년대비 18.7%, 계측기 등 산업용은 8.5%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스피커 등 국내 전방산업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수치상으로도 비교적 큰 폭의 하락은 아니지만 수년째 안정적인 수요를 보여온 시장상황을 감안할 때 이같은 수치는 알리코자석의 절대수요가 최근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태평양금속측의 분석이다.
자석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도 특성을 떠나 「알리코가 아니면 안되는」 고유영역이 엄연히 존재하고는 있지만 Nd자석과 페라이트자석의 최근 기술발전 및 가격인하 추이를 종합해볼 때 알리코의 입지는 앞으로도 계속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