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LG전자-美 GE 냉장고합작공장 협상 안개

LG전자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냉장고 합작 공장을 세우려는 계획이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얼마전까지 두 회사가 합의한 것은 총 2천9백만달러를 투자해 창원에 합작 공장을 세운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청사진은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GE가 합작투자 대신에 기술 제휴를 제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GE의 이러한 입장 선회는 20일전 GE의 냉장고사업부에 새 사장이 오면서부터 비롯됐다. 신임 사장은 생산설비를 비롯한 합작공장과 같은 직접 투자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E는 합작의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이에 대한 직접 투자를 꺼리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이전에도 유럽에서 LG전자와 합작공장을 세우는 계획을 추진하다가 영국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브랜드지명도가 낮다는 점 때문에 직접투자의사를 철회했고 협상은 결렬된 바 있다.

GE는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할 것 같은 분위기다. GE브랜드는 동남아지역에서 한국을 제외하고는 지명도가 그리 높지 않다. GE로서는 당장 동남아시장을 공략할 수 없어 합작공장과 같은 직접투자에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LG전자의 입장은 다르다. 이 회사는 최근 가전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품목마다 글로벌기업과의 긴밀한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에는 냉장고부문에서 GE와 손을 잡고 침체에 빠진 냉장고사업을 회생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LG전자는 투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GE의 합작지분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이처럼 두 회사의 입장이 어긋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이 다시 주춤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LG그룹과 GE사와의 그동안 긴밀했던 제휴관계를 고려해보면 이같은 입장 차이는 최고경영자들의 의지에 따라서 쉽게 좁혀질 가능성도 있다. 두 회사가 다음달 10일 홍콩에서 가질 최종협상에 가전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