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는 쉬워야 합니다. 인터넷을 사용하고자 하는 의지와 구매력도 있는데 사용의 어려움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사용자편리성(User Interface)과 리모컨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대우전자가 인터넷TV를 상품화하는데 주역을 담당한 박용규 선임연구원(33)은 일반 가정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TV가 되어야만이 멀티미디어 기기의 중심제품으로서 승산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용하기가 어렵다면 PC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결국에는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하기가 곤란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대우전자 인터넷TV개발팀의 주된 노력은 미국 테크네마사로부터 도입한 TV전용 웹브라우저의 원천기술을 국내 실정에 맞게 바꾸는데 모아졌다. 박연구원은 『한글지원, 통신프로토콜의 보완, 자체 운용체계인 리얼타임OS(Operating System) 등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TV용 웹브라우저 「알바트로스」를 완성했을 때에야 비로소 상품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기서 인터넷TV의 상품화가 완료되는 것은 아니었다. 화면의 떨림과 글자의 번짐이 새로운 과제로 등장한 것이다. 화면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해야 하는 인터넷TV가 화면이 떨리게 되면 빨리 눈이 피로해져 장시간 사용이 어렵게 되고, 멀리서도 문자를 식별할 수 있게 글자의 크기를 키우면 오히려 가장자리가 번져 알아보기 어렵게 되기 때문에 상품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었다.
박연구원은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인터넷의 그림과 문자를 TV화면에 뿌릴 때 생기는 색번짐과 화면흔들림을 보정하기 위해 색조정(Filtering)과 화면안정화(Anti-Flickering) 등의 TV기술을 총동원, 수없이 많은 테스트를 거쳐 이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프로세서, 저장장치, 전원장치 등을 장착할 수 있는 보드를 자체 디자인하고 여러가지 기능들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집약적인 하드웨어 플랫폼을 완성시켜 제품화했기 때문에 박선임연구원은 인터넷TV의 성공가능성에 대해서 낙관적이다.
『개벽 인터넷TV의 미래는 밝습니다. 세계 각국의 유수업체를 돌아다니면서 비교분석한 결과 우리의 기술력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또한 그는 이번 개발을 통해 얻은 기술력의 축적을 앞으로 다양하게 활용해 주문형비디오(VOD)나 영상압축(MPEG) 등 다른 플랫폼에도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계속적으로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연구원은 『출시일자를 맞추느라 소비자들의 사전 반응을 조사하지 못했다. 그 조사결과를 가지고 다시 제품에 반영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며 제품양산 마지막 날까지 자체 테스트와 「알바트로스」의 업그레이드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고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인터넷TV의 2차 기종 개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