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의 상용화가 급진전되면서 방송환경이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지난 60년대 컴퓨터에 적용되면서 연관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던 디지털 기술은 가전, 통신분야에 이어 90년대 들어서는 방송분야에까지 적용되면서 「멀티미디어」라는 신기원을 이루고 있다. 특히 방송분야에 대한 디지털 기술의 접목은 「컴퓨터, 통신(C&C)」혁명에 이은 「통신, 방송(C&B)」시대를 열고 있다.
「위성방송」부터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디지털방송은 최근 그 서비스영역마저 「지상파」「케이블TV」「라디오분야」 등으로 급속히 번져나가고 있다. 「무궁화위성」을 이용해 이제 막 디지털 위성방송을 시작한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각국에서는 이런 다양한 디지털 방송의 상용화 작업이 이미 추진돼 오는 2000년경면 모든 방송이 본격적인 디지털시대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디지털 지상파방송」은 위성방송에 비해 고품질과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 완전한 디지털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말미암아 전세계 방송업계는 물론 가전, 컴퓨터, 통신업계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다. 지상파방송의 디지털화는 다채널화뿐만 아니라 이동 중의 프로그램 수신, 컴퓨터와 통신의 융합, 멀티미디어 방송 등 각종 고기능 첨단서비스를 한꺼번에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디지털 지상파방송의 보급에 관건을 쥐고 있는 미국 방송사, 컴퓨터 및 가전업계가 디지털TV의 표준규격을 전격 타결지었다. 이로써 디지털TV의 표준을 정하기 위한 8년간의 노력이 마침내 완결됐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내년 초 이를 승인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규격결정을 통해 이뤄진 가장 큰 변화는 TV화면의 크기와 형태를 규정짓지 않고, 가전사에게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제작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부여한 점이다. 또 소비자는 이번 결정으로 디지털TV의 감상과 동시에 인터넷 탐색도 할 수 있게 됐으며 기존 TV수상기에 전환장치를 추가 부착함으로써 디지털TV를 수신하는 것도 가능하게 됐다.
디지털TV와 고화질(HD)TV의 일반 방영을 앞당기게 될 이번 결정은 지난 50년대에 컬러TV가 출현한 이래, 각종 연관산업에 가장 큰 파장을 몰고올 것이 확실하다. 국내 방송, 통신업계는 물론 가전, 컴퓨터업계도 곧 다가올 디지털 지상파방송시대에 대비한 체제 갖추기를 서둘러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