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업계, 재고 줄이기 전력투구

공작기계 업계가 누적재고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경기불황의 여파로 각 업체마다 평균 4∼6개월분 재고가 누적됨에 따라 신제품 출시가 늦어지고 판매조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아래 기업의 사활을 걸고 재고물량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재고누적에 따른 판매조건 악화현상은 가격파괴, 보증인 및 담보 무시, 장기 무이자 할부 등 크게 세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데 가격파괴 현상의 경우 기존 판매가에서 20∼30% 정도 추가로 할인하는 것은 기본이고 심할 때는 50%까지 할인하는 등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고가장비가 대부분인 공작기계의 특성상 어음이 통용되는 대신 보증인이나 담보 등 채권확보를 철저히 해왔으나 최근에는 담보를 확보하지 못하고 판매하는 사례도 크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특히 무이자 할부의 경우 그동안에는 길어야 10개월 미만이었으나 재고가 누적되면서 최근에는 24개월이나 36개월짜리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공작기계 업체들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신제품 출시계획을 무기한 연기하고 메리트시스템을 도입, 판매를 적극 유도하는 한편 해외 영업망을 총동원,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등 수출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업전반의 경기가 악화되면서 기업의 설비투자가 줄고 있어 공작기계 업체들의 재고 줄이기 노력은 큰 성과없이 끝날 공산이 크다』며 『정부가 기업의 설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국산기계 구입용 상업차관을 허용하고 외화대출 지원을 확대하고는 있어 여기에 약간의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