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컴퓨터산업 새물결 (45);3D 8트랙 음악카드

최근 들어 멀티미디어 사운드시스템 시장에 또 한차례 전운이 감돌고 있다.

사운드카드 개발업체와 핵심부품인 칩세트 공급업체들이 차세대 사운드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한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가 집중 개발하고 있는 제품군은 일반 오디오제품을 능가하는 수준의 고성능 3차원 사운드시스템으로 이미 기술검증을 마치고 양산에 들어간 상태다.

차세대 사운드카드로 주목받고 있는 3차원 8트랙 사운드카드시스템은 오디오 전문가들이 애용하는 2백만~3백만원대 고급 오디오시스템에 채택돼 있는 완벽한 3차원 서라운드 기능과 입체음향기능 등을 기본으로 내장하고 있다. 특히 3차원 서라운드 사운드를 생생하게 출력하기 위해 멀티스테레오 출력기능을 추가, 4대에서 6대까지의 스피커에서 각기 독립적인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또 디지털 방식으로 설계돼 잡음을 획기적으로 줄인 돌비프로로직과 원하는 음향만을 골라내 특정 스피커로 출력하거나 음색을 변형시키는 음향추출, 가공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특수설계돼 기존 아날로그 방식 제품과는 기능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여기에다 62개의 악기와 64개의 음향효과를 동시에 출력할 수 있고 8트랙의 사운드 입력을 독립적으로 녹음할 수 있기 때문에 수억원이 넘는 사운드 편집시스템과 맞먹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같은 기능 중 일부는 최근 개발된 고급형 사운드카드에도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관련업계가 3차원 8트랙 사운드카드 개발에 집중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PC의 가전화와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대중화가 임박, 엄청난 규모의 신규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3차원 8트랙 사운드에 대한 핵심기술은 이미 2~3년전 상용화 준비를 마친 상태였지만 음악카드 업계가 채산성과 상품성이 없다는 이유로 상품화를 미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즉 PC 사운드시스템의 역할이 단순한 게임 사운드 출력과 효과음출력, 노래방시스템 음향출력, 초보적인 오디오출력용 등에 국한돼 굳이 고성능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PC가 가정 및 사무실에 필수품으로 대중화됨에 따라 아예 전문가용 오디오시스템의 기능을 포함한 고성능 음악카드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

특히 DVD가 대중화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컴퓨터와 가전제품의 복합화가 빠르게 진전돼 기존 16비트 사운드시스템이 사양세를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멀티미디어 전문개발사인 훈테크가 자체 개발한 3차원 8트랙 사운드카드 「사운드트랙 97PnP」와 미국 디지디자인사의 「오디오 매니아 III」카드 등 2개기종만이 판매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국내 음악카드 업체들이 3차원 8트랙 사운드카드 개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중에는 20여종의 제품이 시장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