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마카레나댄스 열풍을 몰고왔던 로스 델 리오의 히트곡 「마카레나」를 누르고 빌보드 팝 싱글차트 정상을 차지한 남성 4인조 흑인그룹이 주목받고 있다. 「No Diggity」라는 곡으로 지난달 30일자까지 4주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블랙스트리트가 그 주인공인데, 그룹 결성 3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국내에서는 보이즈 투 멘, 포트레이트, 올 포 원 등의 중창그룹들이 폭넓은 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베이비 페이스에 의해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예그룹 에즈 엣과 블랙스트리트가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테디 라일리라는 흑인음악계의 프로듀서이자 작곡가로서 명성을 얻고 있는 확실한 리더가 있기에 블랙스트리트의 음악은 거의 완벽에 가깝다.
「No Diggity」는 마치 우리나라의 상여가 후렴구를 듣는 듯한 느낌을 주며 갱스터랩의 1인자 닥터 드레가 함께 참여하는 등 상업적 성공을 예견한 바 있다. 또 「Let’s Stay in Love」 「Never Let You Go」는 멤버들의 화음이 어울어진 리듬앤블루스(R&B) 발라드지만 국내에서는 다소 어렵게 받아들여질 만큼 짙은 흑인음악 색채가 드러난다.
「(Money Can’t)Buy Me Love」는 이 곡이 비틀스의 곡이라는 사실에 누구나 놀랄 정도로 로큰롤을 감쪽같이 R&B발라드로 포장하는 솜씨를 보여준다. 「Blackstreet(on the Radio)」라는 곡 역시 DJ와 블랙스트리트 멤버들의 라디오방송중 대화를 노래형식으로 담아 선보이고 있는데 리더 테디 라일리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Happy Song(Tonight)」은 아름다운 아카펠라로 시작되는 곡으로, 국내 팬들에게 「No Diggity」와 함께 가장 친숙하게 다가서는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블랙스트리트는 포트레이트처럼 한국 팬들만을 위한 발라드를 부르지는 않는다. 올 포 원처럼 백인적인 솔음악을 하지도 않는다. R&B음악중 국내에서 대중적이지 못한 뉴 잭 스윙, 스트리트뮤직, 가스펠 등을 주로 구사하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성공은 보장할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의 음악실력이 정상에 근접해 있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이종성, 팝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