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업계, 디자인 경쟁 가열

디자인 사각지대였던 산업용 전기, 전자제품의 디자인이 갈수록 다양화되면서 국내 업체들간의 디자인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산전, 삼성항공 등 산전업체들은 그동안 엘리베이터와 자판기 등 일부 품목에 그쳤던 제품 디자인 개발을 전동공구 등 소비자 제품과 논리연산제어장치(PLC), 인버터, 수, 배전반, 차단기, 개폐기, 휴대형 발전기 등 일반 산업용 제품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 업체들이 동남아, 미주지역에 대한 수출을 본격화하면서 디자인, 품질 등 비가격 경쟁요인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내수시장에서의 구매형태 역시 디자인 우위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디자인 개발에 적극적인 LG산전의 경우 지난달 디자인센터를 디자인연구소로 승격시켜 40여명의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순수디자인 개발에 1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자체 디자인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PLC, 인버터, 가스미터, 자판기, 쇼케이스, 로봇, 주유기, 엘리베이터, 물류시스템, 주차시스템 등 전 분야에 걸쳐 미래형 디자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소형 인버터와 PLC를 개발, 수출에 나서고 있는 삼성항공의 경우 제어기기를 중심으로 기기 슬림형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항공은 카메라 등 일반 소비자대상 제품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공작기계, 조립검사장치 등 산업용 제품에 대한 디자인 개발에 주력, 안전성을 위주로 각 기기마다 최대한 디자인 개념을 확대 적용시켜 나가는 한편 외부 디자인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전동공구 전문업체인 계양전기도 전동드릴과 드라이버 등 가정용 기기위주로 사용의 편리성과 안전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적용한 데 이어 수출시장에서 자사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는 색상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계양전기는 자사 디자인팀과 외부 용역업체를 적극 활용, 인체공학적인 디자인 설계 이외에 기기의 소형경량화 등 제품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디자인 컨셉트를 잡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품개발에 있어서 전문 디자이너들의 역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국내 기술수준의 향상으로 디자이너들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어려움이 점차 줄고 있다』고 말했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