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FPD 기술개발

현대 정보사회는 갈수록 발전을 거듭해 인간이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방대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요구되는 전자 디스플레이시스템은 산업계는 물론 가정에도 보급되고 있으며, 그 용도에 따라 다양화와 고급화가 지속되고 있다.

전자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정보를 인간의 시각기능을 통해 가장 신속하게 전달하는 기기로 크게 CRT와 평판디스플레이(FPD)로 구분한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CRT로 TV나 컴퓨터의 모니터용으로 쓰이고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정보가 문서로 돼 있거나 정보의 양 또한 그다지 많지 않아 CRT를 사용해도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사용환경이 다양화하면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정보에 접하기를 원하게 되었다. 이러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FPD이다.

현재까지 개발되었거나 개발 중인 FPD로는 액정디스플레이(LCD),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전계발광디스플레이(ELD), 전장방출디스플레이(FED), 발광다이오드(LED) 등이 있다.

특히 LCD는 노트북 컴퓨터를 비롯하여 산업화의 성숙단계에 이르렀으며, 이동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박형, 경량, 저소비전력 등의 장점을 모두 지녀서 고도 정보화 시대를 여는 차세대 핵심 전자기기로 간주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 이어 미래 유망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이러한 FPD산업은 반도체 기술 및 영상표시 기술이 종합적으로 요구되는 기술집약적 산업이다.

따라서 세계시장에서의 무한경쟁시대를 맞고 있는 우리에게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부품에서 시스템까지」의 총체적 기술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더 나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반기술에서부터 첨단기술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투자 이외에도 고급 전문인력의 양성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많은 전문인력을 양산했지만 균형적인 기술인력의 수급에는 상대적으로 실패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기술인력의 수급 불균형 현상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기술축적 면에서도 미래 원천기술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컸지만 현실적으로 첨단기술의 제품기술화마저도 결코 쉽지 않았다. 다행히 정부가 지난 몇 년간에 걸쳐 지원해 온 LCD 기반기술 개발사업을 밑거름으로 하여 차세대 FPD 개발사업이 수행되고 있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앞으로 FPD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지속적인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첫째 선진국의 기술보호 공세에 맞서 원천기술 개발에 의한 독자적인 제품의 개발, 둘째 핵심부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한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전략적 지원 및 육성, 셋째 분야별 고급 전문인력의 양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다시 말해 단기적인 성과획득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핵심적인 가치창출에 보다 큰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다. 첨단산업의 기반기술 구축과 기술인력 양성에는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의 충분한 투자를 기대하기가 어렵고 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략적인 산­학­연 협동체제를 거점으로 하여 정부 및 민간의 효율적인 연구개발비 지원, 대학의 전문인력 활용 및 양성, 부품의 국산화를 위한 중소기업의 육성 등이 우리가 「기술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李信斗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