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터넷 지재권 협상회의 개막

인터넷 등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지적재산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세계 1백60여국 관계자가 참가한 가운데 지난 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됐다.

이번 회의는 현재 각국 국내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던 논의를 세계화하기 위한 것으로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지재권관련 국제적 협상이 전무하다시피해 앞으로 기술발전과 함께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오가면서 수백억달러 규모로 성장하게 될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지재권문제는 진작에 세계적 차원에서 논의했어야 하는 사안이라는 것.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주도로 이뤄지는 이번 협상은 국제 저작권법이 생긴 이후 25년만에 처음이고 따라서 이 법 개정의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그동안 세계 통신기술의 발전속도로 보아 사실상 새로운 표준이나 마찬가지다.

WIPO는 이번 협상에는 저작권을 비롯해 국제특허, 상표 등에 관해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문학 및 예술작품과 그에 따른 저작자의 권리, 나아가 음반제작자 및 데이터베이스(DB) 구축자의 권리 등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각종 예술작품은 물론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복제 및 전송이 비교적 쉬운 음반,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지적재산의 디지털 전송에 관한 문제들이 거의 망라된다.

현재 온라인 지재권문제를 가장 큰 관심을 갖는 측은 음반업계.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음반복제 및 전송이 4백억달러 규모, 세계 음반시장에서 2억달러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아다.

또한 미국 AT&T, 아메리카 온라인등 통신망 운용자들은 자신들을 저작권법 위반에 있어 치외법권에 놓아달라고 말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불법전송에 대한 책임을 업체들이 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전송되는 데이터를 일일이 검열할 수 없을 뿐더러 이런 주장들이 업체의 활동을 위축시켜 사이버스페이스의 발전에 저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상에 불법정보를 올리는 행위는 각국 국내법을 따르는 수준에서 타협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협약이 체결되면 앞으로 각종 지적재산에 대한 무단복제는 불법이 된다. 그러나 협약이 저작권과 관련해 누적된 문제점들이 일거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