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부품업계, 동남아 현지생산품 저가공세 심화

중국 및 동남아산 일본 부품들이 국내 부품업체들의 심각한 가격 견제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부품업체들의 중국 및 동남아 현지공장들이 라인조정기간을 거쳐 최근 대량 생산과 함께 국내 및 동남아 한국 현지법인에 저가공세를 강화하고 있고,세트업체들은 이를 가격인하 압력의 수단으로 삼고 있어 국내 부품업체들의 어려움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단면PCB업체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월 80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춘 CMK는 현지 진출한 LG 등 국내 가전업체에 국내업체 평균가격보다 5% 이상 낮게 공급하겠다고 제안,국내 가전업체들이 CMK 수준의 가격인하 요구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유수의 모터업체인 산쿄는 말레이시아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FDD용 스테핑모터를 국내업체보다 20% 이상 낮은 가격에 공세를 펴 국내 모터업체들이 FDD업체들로부터 심한 가격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

세계 최대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업체로 월 65억개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무라타 역시 최근 싱가포르 등 동남아 현지산을 앞세워 저가공세를 강화,연초대비 20~30% 정도 가격이 하락하는 등 삼성전기, LG전자부품 등 국내 MLCC업체들의 가격압박이 심화되는 추세다.

올들어 가격인하폭이 갈수록 커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정디바이스업계 역시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에 산재한 NDK, 다이신쿠, 긴세키 등 세계 굴지의 일본 수정디바이스업체들의 저가공세와 이에따른 국내 세트업체들의 가격인하 요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밖에 마쓰시타, 히타치, 스미토모 등 일본의 PCB용 페놀원판 「빅3」를 비롯, 저항, 데크매카니즘, 튜너,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중국이나 동남아에 생산기반을 둔 일본 부품업체들이 물량을 대거 토해내면서 그동안 국산부품의 최대 강점이었던 가격벽을 허물며 국내업체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들은 『동남아산 일본부품은 아직 일본 현지산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지만 가격이 국산보다 크게는 20~30%까지 싸고 지명도가 높아 부담이 크다』며 『무엇보다 국내 세트업체들이 실제로는 이들 제품을 구매하지도 않으면서 가격인하 압력의 무기로 삼는 것이 더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