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디지털 영상, 음향의 집결체 삼성 DVD플레이어.」
이같은 홍보문구는 지난달 19일부터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플레이어를 시판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제품 소개책자 서두에 내걸고 있는 것으로 DVD플레이어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한껏 부풀리고 있다. DVD와 DVD플레이어는 아직까지 일반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낮지만 그것이 과연 가전업체들의 현란한 홍보내용만큼 혁신적인 화질과 음향을 즐길 수 있을지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DVD플레이어(모델명 DVD-860)는 CD, 비디오CD(VCD), DVD를 재생할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화면비율이 16대9인 광폭 영상을 제공한다. 또한 DVD타이틀은 표준 규격대로 1백33분짜리의 영화를 LD수준(수평해상도 4백20선)의 고화질과 5.1채널(1채널이란 저음역에서 고음역까지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시스템)「돌비AC-3」수준의 고음질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삼성전자가 시범용으로 제작한 DVD타이틀(영화제목 「컷스로드 아일랜드」 상영시간 1백20분)을 DVD플레이어에 넣은 다음 29인치 「명품 플러스원TV」(모델명 CT-2956M)에 연결, 작동시켜서 본 화면은 기존 TV방송이나 비디오테이프를 볼 때보다는 좋았지만 레이저디스크(LD)를 재생했을 때의 화면만큼 선명하지 않았다. 자막에도 부분적인 색번짐이 있었다.
이에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DVD재생화질은 DVD에 기록된 데이터 밀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데이터량이 많을 수록 잡음이나 신호간섭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DVD플레이어와 연결되는 TV성능에 따라 화질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LD수준의 화질을 즐기기 위해선 36인치 이상 고성능 와이드TV로 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DVD타이틀 제작기술이나 플레이어의 성능에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한 이 관계자는 『DVD가 자랑하는 5.1채널의 고음질은 2채널만을 수용할 수 있는 TV스피커로는 만끽할 수없으며 입체적이고 깨끗한 음향을 즐기기 위해선 최소한 6개로 구성된 별도의 스피커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요소들은 향후 DVD가 AV 관련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DVD용 하드웨어의 보급속도를 더디게 하는 장애물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부가기능은 기존의 VCR나 TV보다 확실한 뛰어난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삼성전자의 시범용 DVD영화타이틀은 영어와 한글 2개국어 음성처리가 되어 있었고 6개국어까지 자막을 볼 수 있게 제작되었는데 기술적으로 최대 8개국 언어를 들을 수 있고 자막은 32개 국어까지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은 모두 CD보다 7배나 많은 DVD의 방대한 저장능력(단면 4.7GB)과 디지털 영상압축기술인 MPEG-2에서 비롯된다.
다국어 음성 및 자막처리외에 DVD와 DVD플레이어는 최대 9개각도에서 촬영한 화면을 선택적으로 볼 수있는 「멀티앵글」과 몇가지의 시나리오를 시청자가 선택할 수있는 「멀티스토리」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데 삼성전자의 시범용 DVD에는 이러한 기능이 적용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
이밖에 영화감상을 중단할 경우 나중에 시청하지 않은 부분부터 볼 수있는 「라스트메모리」기능은 책갈피 같은 편리함이 돋보였고 화면비율 4대3프로그램을 16대9 화면으로 볼 수 있는 「메뉴기능」은 화면 일그러짐 현상이 있었지만 브라운관 양끝이 잘리지 않고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DVD플레이어의 신뢰성과 관련해 최근 가장 큰 관심사라고 할 수있는 타이틀간 호환성을 확인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향후 전반적인 품질이 안정된다면 DVD플레이어는 차세대 가전제품으로써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