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선진국에서는 가전용품이나 휠체어 또는 스키장비처럼 산업기기를 렌털해 쓰는 일이 보편화해 있다. 따라서 선진국의 대다수 기업은 고가의 첨단장비를 비롯 산업기기, 계측기기, 사무자동화기기, 건설장비를 구입하기보다는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산업기기 렌털을 통해 초기 투자비용 및 투자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이러한 렌털업을 세계 최초로 시작한 기업은 미국의 US인스트루먼트렌털사며 일본에서는 프로야구로 유명한 오릭스그룹의 오릭스렌텍이 최초로 산업기기 렌털업을 시작했다. 현재 미국 최대의 렌털사는 GE캐피탈사며 일본은 전자계측기와 컴퓨터를 주로 렌털하는 오릭스렌텍의 규모가 가장 크다.
국내에 산업기기 렌털업이 도입된 것은 10년 전인 지난 86년 한국개발리스가 전자계측기를 빌려준 것이 효시다. 그후 89년 한국렌털이 한국개발리스에서 독립하면서부터 산업기기 렌털업이 국내에서도 본격화했으며 연이어 산업렌털, 산업횡하렌털, 국민렌털, 한일렌털, 동아렌털, 새한렌털, 장은렌털, 글로벌렌털 등이 설립돼 현재 10여개사가 렌털영업을 하고 있다. 도입이 늦었음에도 성장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
이처럼 렌털업이 급속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장비를 일시적, 단기적으로 필요로 하거나 급히 사용해야 할 때, 급속한 가격하락이 우려되거나 구입자금이 부족할 때 손쉽게 이용할 수 있고, 장비구입 자금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금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경영의 합리화와 생산비 절감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장비의 과다보유로 인한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첨단의 고가장비를 부담없는 값으로 사용할 수 있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렌털산업은 아직 국가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나 연구개발과 관련, 정부에서는 각종 세제 및 금융혜택을 주고 있지만 렌털 이용자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렌털회사가 장비를 구입할 때에는 아무런 혜택도 주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렌털사는 고가로 장비를 구입하고 이를 렌털이용료에 반영, 중소기업에 전가시키는 악순환을 거듭하는 상황이다.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렌털사를 중소 제조업자로 분류, 중소기업 설비투자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하거나 렌털이용료의 부가가치세를 면제시켜 렌털이용을 더욱 쉽게 한다면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나 기술개발을 간접 지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렌털제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일부 기업에만 적용되고 있는 렌털이용료 예산편성을 대기업이나 관공서 예산편성에도 포함, 렌털 이용을 쉽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제화, 세계화를 위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합리화가 더욱 절실해진 현시점에서 기업가는 「내것」이라는 소유가치를 무조건적으로 선호하기 보다는 효율적인 사용을 통해 사용수익을 향유해야 한다. 그래야만 렌털산업이 생산비 절감과 자원의 적기, 적소배치를 위한 산업지원 시스템으로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렌탈 李忠好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