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96년 명과 암 (2)

반도체 장비

올해 반도체장비 시장은 신장률은 소자시장의 위축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국산화측면에서는 내실을 다진 한해로 요약된다.

올해 국내 반도체장비 시장은 41억5천만달러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자업체들이 시황을 이유로 신규투자를 미루는 사례가 적지 않은 데다 이미 건설된 공장에도 장비구축을 가능한 늦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분야별 시장규모를 보면 전공정장비가 23억7천만달러로 가장 많고 검사 및 측정장비 11억3천만달러, 조립장비 2억9천만달러, 관련장치 2억8천만달러 등의 순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올 초 세미코리아가 전망한 전공정장비 34억달러, 검사 및 측정장비 13억5천만달러,조립장비 8억달러,관련장치 3억달러 등 총 58억5천만달러에 비해 무려 17억달러나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국내생산은 전공정장비 1억달러, 조립장비 1억4천달러, 검사 및 측정장비 1억3천만달러, 관련장치 1억3천만달러 등 총 5억달러로 전체수요의 약 1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반도체장비 시장은 부진했다.

최근 세계반도체장비, 재료협회(SEMI)가 발표한 「반도체장비 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장비시장은 2백92억달러로 전년대비 21.7%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부문별로 보면 전공정장비 2백17억달러, 조립 및 패키징장비 20억달러, 검사장비 56억달러로 각각 전년대비 24.2%, 14%, 15.4%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올 들어 국내 반도체장비 업계의 관심사로 유력 업체들의 잇따른 주식시장 상장을 빼놓을 수 없다. 클린룸 설비업체인 신성ENG(구 신성엔지니어링)와 번인 보드 및 시스템 생산업체인 디아이(구 동일교역)가 회사명을 바꿔가며 상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이제 세계적인 핸들러업체로 부상한 미래교역도 지난달에 상장해 연일 상종가를 쳐 반도체장비 주식을 신종 「귀족주」의 반열에 올려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주요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 노력도 올해 두드러진 특징중의 하나였다. 천안3공단의 신규조성으로 한국에섹(다이본더), 어드반테스트코리아(테스트 핸들러), 성원에드워드(진공장치) 등이 공장신설을 서두르고 있고, 미래산업(테스트핸들러), PSK(플라즈마 애셔), 디아이(웨이퍼 프로버), 한국DNS(트랙장비) 등이 종전보다 2∼3배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충했거나 내년 초 완료를 목표로 진행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장비 자급률과 수출은 내년 이후에는 올해보다 각각 10%, 15%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장비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반도체장비 교육센터 건립계획 확정도 커다란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반도체산업협회와 업계는 반도체산업의 전문기술인력 저변확대를 위해 공동으로 추진해온 「반도체장비 기술교육센터」 설립을 위해 지난달 말에 총 19억5천만원의 소요예산을 확보하고 천안 인근 H대학 내에 내년 초 기술교육센터를 개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교육과정 시행에 들어가기로 확정했다.

이로써 그간 반도체장비 업계의 최대 문제점으로 부각돼온 전문인력 부족 현상이 적지않게 해소되고 고급인력의 저변이 확대돼 반도체장비 국산화추진이 한층 용이해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