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편화하고 있는 PC가 세계에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 81년 8월이다. 물론 지난 70년대 중반에 현재 미국 애플컴퓨터의 고문으로 있는 앨런 케이가 「애플」을 내놓은 것이 PC역사의 시작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미국 IBM의 필립 D.에스트릿지가 플로리다주 보카리톤에서 14명의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를 결성하고 12개월 동안 갖은 노력을 기울여 81년 8월 「PC」란 이름의 개인용 컴퓨터를 발표한 것이 명실상부한 개인용 컴퓨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에 IBM이 발표한 PC는 인텔 8088마이크로프로세서의 중앙처리장치(CPU)와 1백60KB의 플로피 디스크드라이브를 2개 내장하고 있으며 메모리는 기본메모리 16KB에서 최대 64KB까지 확장이 가능하고 OS(운용체계)도 CPM-86을 채용하고 있었다. 요즘 펜티엄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채용하고 있는 고성능 PC와 비교해 기능면에선 보잘 것 없다.
그러나 IBM PC는 제품발표 이후 4개월 동안 4천만달러어치가 판매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같은해 1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컴덱스쇼에 「테크마」라는 회사가 IBM PC용 주변기기 신제품을 26종이나 선보이는 등 IBM PC는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PC호환기업체를 발굴하고 관련 제품개발을 촉진했다. IBM PC 호환기를 생산하고 있는 컴퓨터업체들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2천여개에 이르고 소프트웨어 등 관련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은 셀 수 없이 많다고 한다.
이제 PC는 정보통신시대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에는 개인용 전자제품의 하나로 보편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일반 기업은 물론 웬만한 가정치고 PC 없는 가정이 별로 없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PC산업도 80년대 중반 이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현재에는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PC생산국 4위에 랭크될 정도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PC가격은 그렇지 않다. 최근 무공(貿公)이 밝힌 「세계 83개 주요 도시 생활물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PC가격은 브라질, 파나마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라 있다. 서울의 펜티엄PC 1대 가격은 3천7백31달러로 미국 새너제이의 2천11달러보다 85% 비싸다. 잘못된 유통구조, 비싼 로열티 등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소비자입장에선 억울하기 짝이 없다. 바야흐로 국제화시대를 살면서 더 이상 「봉」 노릇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