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차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 허가를 앞두고 전송망사업자와 무선전송망 신규추진 업체들의 움직임이 한층 빨라졌다.
한국전력, 한국무선CATV 등 전송망 관련 기업들은 곧 가시화할 방송과 통신의 융합시대를 전송망으로 구현코자는 야심아래 이를 보급, 확산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내년 이후 이들 업체간에 치열한 공방전 및 상용화 추진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케이블TV 전송망사업자로 지정돼 있는 기업은 기간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과 독점 전력회사인 「한국전력」 그리고 「데이콤」. 이 중 「한국통신」과 「한국전력」은 이미 독자적인 전송망 구축을 통해 프로그램 전송 및 통신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데이콤도 최근 독자적 혹은 외국업체와의 제휴로 위성발사를 통한 방송 및 통신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의 독자적인 전송망구축 경쟁에는 한국이동통신, (주)한국무선CATV 등 일부 전자업체들이 「무선전송방식」으로 새로 합류, 앞으로 전송망사업을 위한 경쟁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이같은 전송망사업의 활성화에 가장 먼저 불을 댕긴 곳은 한국전력. 전송망사업자로 활동하며 통신사업 진출을 암중 모색해 온 한국전력은 「HFC(Hybrid Fiber Coaxial)망」의 전송대역폭 확대를 통해 프로그램 전송 및 부가통신을 실현한다는 계획을 지난 상반기부터 구체화해 왔다. 이 회사는 올 한햇동안 케이블모뎀을 이용한 인터넷과 전화, 원격검침, 주문형비디오(VOD) 등 전송망을 통한 부가통신 시험서비스를 도모하는 한편 4백50 전송대역폭의 기존망을 현대화하기 위해 7백50로의 대역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2차 SO 허가가 이뤄질 경우 HFC망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인데 최근에는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에게도 「당근과 채찍」의 양면전략을 구사하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한국전력이 이같은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서비스 및 시스템의 안정성, 전국적인 HFC망의 조속한 구축, 부대장비 및 시스템의 국산화 여부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전력과 마찬가지로 HFC로 전송망사업을 시작했던 한국통신은 최근 「디지털 광케이블TV(일명 SWAN II)」 시스템을 구축, 서울 은평 및 송파지역의 5백 가입자를 대상으로 시험 서비스 중이다. 한국통신은 이를 바탕으로 한국전력에 대한 반격에 나서고 있다.
「SWAN II」 시스템은 광케이블과 전화회선을 이용해 케이블TV, 위성방송,VOD, 인터넷, 전화,ISDN서비스 등 본격적인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고속, 고화질로 제공한다는 혁신적인 기술로, 만약 상용화가 이뤄지면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한국통신은 기존 HFC망의 전송대역폭 확대작업을 전혀 추진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2차 SO가 허가되는 시점에서는 이 방식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통신이 추진하고 있는 「SN II」 시스템 성공은 앞으로 투자의 경제성과 상용화 여부가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에상된다. 이밖에 한국통신은 「다채널 다지점 분배서비스(MMDS)」 방식의 채용을 검토 중이다.
한국전력, 한국통신 두 회사가 유선 중심의 전송망 구축을 추진 중이라면 한국이동통신과 한국무선CATV(주)가 내세우고 있는 방식은 「지역다지점 분배서비스(LMDS)」와 「MMDS」 등 무선 전송망이다. 특히 무선망은 상용화가 이뤄질 경우 1차 SO나 2차 SO 지역에서 독자적인 전송망 또는 보조역할의 전송망으로도 각광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동통신이 내세우고 있는 LMDS 방식은 지난 상반기 대전에서 시험서비스가 시작된 데 이어 하반기부터는 경기 과천과 성남의 2백 가입자를 대상으로 시험서비스 중이며 정부로부터도 무선통신서비스용 주파수를 배분받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LMDS는 대영전자, 흥창물산 등 국내 업체들과 관련장비의 국산화를 완료한 상태이나 서비스 품질의 안정화, 부가통신의 시현여부가 성공의 관건.
한국무선CATV가 무선케이블TV 방식으로 맨먼저 주창했던 MMDS 방식은 국내 전자업체들의 비판적인 시각에 따라 한동안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최근 디지털로 무장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한국무선CATV는 미국 사이언티픽 애틀랜타(SA)사 등 3개 업체와 공동으로 디지털MMDS 기술개발을 완료, 내년 초 강남지역 1백 가입자를 대상으로 시험서비스 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디지털LMDS 분야에서도 미국 HP 및 스탠포트텔레콤사와 공동개발키로 합의한 상태로, 내년 초 강남과 일산지역 시청자를 대상으로 시험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