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6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명과 암 (3);반도체 재료

올해 국내 반도체재료 시장은 외형성장은 당초 예상에 못미쳤지만 품질대응력과 자급률 면에서는 약진을 보인 해였다.

업계는 올 하반기 반도체재료 시장이 감산 및 단가하락에 따른 영향으로 상반기(12억1천5백만달러) 시장을 약간 밑도는 12억2백만달러를 기록, 올해 전체로는 총 24억1천7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20억4천4백만달러)보다 18%이상 늘어난 수준이지만 올 초 업계가 전망한 29억달러에 비해서는 무려 5억달러가 적은 것이다.

하지만 국내 생산은 웨이퍼와 리드프레임의 생산확대에 힘입어 총 10억8천7백만달러를 넘어서고 국산화율도 전년보다 7% 포인트 이상 증가한 4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웨이퍼시장이 지난해(6억4천만달러)보다 60% 이상 늘어난 10억2천만달러에 이른 가운데 국산은 포스코휼스와 실트론의 8인치 제품 생산능력 확대와 수율제고에 힘입어 총 4억3천만달러어치가 공급돼 국산공급 비중도 6% 늘어난 42%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리드프레임 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5억7천2백만달러로 예상되나 국산공급량은 삼성항공의 약진에 힘입어 2억7천4백만달러로 지난해보다 7%포인트 늘어난 4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포토레지스트 시장은 1억6천만달러로 전년보다 25% 가까운 신장세를 보였고 국산공급량은 i라인 제품 등 고부가제품의 생산확대 등으로 1천6백만달러를 넘어서 올해 처음으로 자급률이 10%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포토케미컬을 포함한 프로세스케미컬 시장은 1억7천만달러에 달하고 자급률도 참여업체들이 잇따라 고순도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함에 따라 전년보다 무려 15% 포인트 늘어난 4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 반도체재료 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국내 생산업체들의 고품질 제품 대응력 제고와 해외진출 가속화, 그리고 대그룹계열 업체들의 잇따른 재료시장 참여 등으로 집약할 수 있다.

리드프레임, EMC, 포토레지스트, 포토마스크, 쿼츠, 불화물, 케미컬 등 핵심재료를 주력생산중인 LG전선, 영신쿼츠, 동우, 피케이, 훽트 등은 16MD램의 가격급락으로 당초 예상보다 64MD램 시대가 1년여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 및 관련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대그룹계열 업체들의 재료시장 신규참여도 주목을 끌고 있다. 현대의 위성그룹인 성우의 에치드타입 리드프레임 시장 진출이나 LG금속과 희성금속의 본딩와이어 시장 참여, 그리고 LG화학의 EMC시장 진입 등은 국내 재료산업의 저변를 넓히는 데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는 또한 반도체재료 업체들의 해외진출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했던 해다. LG실트론이 지난해 인수한 美 에피텍셜社에 올 들어 1천만달러를 투자해 2백㎜ 웨이퍼 생산능력을 갖추고 회사명을 아예 「LG에피텍시」로 개명, 현지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데 이어 스템핑타입 리드프레임 전문업체인 풍산정밀은 아남산업과 TI, 모토롤러 등의 반도체 조립공장이 밀집해 있는 필리핀 수빅灣 인근에 1억달러를 투자해 지난 9월 현지공장 건립에 착수했다.

아남반도체기술도 대만, 말레이시아에 이어 올 초 아남산업의 조립생산기지가 있는 필리핀 라구나에 3천평의 리드프레임 공장부지를 마련하고 필리핀 진출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동양헤라우스와 삼성항공도 필리핀 등지를 중심으로 각각 본딩와이어와 리드프레임 공장건립을 모색중이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