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인터넷을.』정보화시대에 발맞춰 여성들이 정보사회에서 진정한 여성의 지위를 찾을 수 있도록 여성정보화운동을 추진하기 위해 최근 설립된 한국여성정보원(원장 손봉숙)이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여성들에게 정보화 의식을 고취하고 정보사회에 필요한 새로운 과학기술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여성인력을 정보사회의 주체로 육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여성컴맹퇴치운동이 선행돼야 합니다.』
여성정보원은 이를 위해 이번주부터 민간여성정보망인 페미넷(http://www.feminet.or.kr)을 인터넷에 정식 개통, 제2의 문맹퇴치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성컴맹퇴치운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여성정보화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손봉숙 원장을 만나 여성정보원의 주요 사업과 페미넷을 이용한 여성정보화운동의 활동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여성정보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열리는 정보사회는 3F, 즉 여성(Feminine), 감성(Feeling), 가상(Fiction)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새로운 사회로 산업사회에 비해 여성들에게 훨씬 많은 사회진출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사회가 여성들에게 유리하다고 해도 여성들이 정보사회의 핵심도구인 컴퓨터나 인터넷 등 새로운 정보기술을 습득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범사회적인 여성정보화운동과 여성들의 적극적인 준비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를 뒷받침해 주기 위해 설립한 단체가 바로 여성정보원입니다.
여성정보화운동을 추진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여성들은 어려서부터 과학이나 기술교육에서 소외돼 왔습니다. 그 결과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보화정책에서도 여성들은 여전히 배제된 채 남성 위주의 정책과 정보독점이 심화돼 정보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상과 역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여성이 주축이 된 민간차원의 여성정보화운동이 전개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여성정보화운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입니까.
여성정보화운동은 한마디로 과학기술의 문맹에서 벗어나기 위한 제2의 문맹퇴치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여성의 정보화의식을 고취시키고 정보화에 대한 여성의 사회적 능력과 적응력을 높임으로써 여성의 정보사회에 대한 참여를 증진시켜 궁극적으로 남녀 모두에게 평등한 정보사회를 건설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추진하고 여성정보화운동의 전개방향은.
먼저 민간여성정보망인 페미넷을 통해 여성운동을 전개해 나갈 생각입니다. 또 정보문화 확산을 위해 정보교육강좌를 개설해 여성단체 실무자, 일반여성, 여성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정보검색방법, 컴퓨터통신 활용방법 등을 교육시킬 계획입니다. 아울러 여성정보화를 위한 실태 및 정책연구를 수행함과 동시에 여성의 정보화 의식교육을 위해 문자, 영상, 멀티미디어 등을 이용한 교재를 개발한 예정입니다.
페미넷을 통한 여성정보화운동에 대해 많은 관심들이 많은데.
『페미넷은 여성정보화운동을 위해 만들어진 여성운동 네트워크이자 여성들을 위한 전자공간입니다. 이 전자공간을 통해 신속한 정보교류와 의견수렴을 활성화해 정책결정과정에 대한 여성의 참여를 증진시킴과 동시에 국내외 여성단체 및 여성들간의 연대를 추진, 정보화시대에 부응하는 여성운동의 새로운 전형을 창출할 생각입니다.
페미넷을 여성정보교류은행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만.
국내 여러기관 및 단체에 산재해 있는 여성관련자료와 인터넷상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수집, 재가공하고 다양한 여성관련 정보에 대한 접근통로를 단일화해 여성관련정보가 교류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일종의 여성관련 정보은행인 셈입니다.
페미넷을 여성정책결정을 위한 로비스트로 표현했는데.
페미넷은 앞으로 여성문제를 비롯한 사회문제 전반에 대해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이의 실현을 위해 성명서발표, 서명운동, 청원운동 등을 실시하는 전자압력단체로서 여성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책이 수립, 집행될 수 있도록 활동한다는 점에서 로비스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입니다.
페미넷을 여성의 이익을 대변하는 여성정당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페미니즘 정치와 생활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정당으로서 그동안 정치에서 소외되었던 일반국민, 특히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주의로 일관하고 있는 여성과 젊은층들을 직접 정치토론과 의사결정과정에 참여시킴으로써 국민의 참여와 합의속에서 실현되는 새로운 의미의 민주주의 즉 전자민주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페미넷을 적극 활용할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정보화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합니까.
여성들의 정보화수준을 알 수 있는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으나 일례로 PC통신 이용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선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사례를 보면 제가 만나본 주부들의 80% 이상은 집에 PC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PC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주부는 30% 선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정보기기에 대한 두려움과 무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성들을 정보사회에 동참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정부와 사회가 여성의 정보화운동에 적극 나서야 할 때입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정보화 교육도 중요하지만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을 정보사회의 대열에서 낙오시키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여성들이 정보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와 함께 교육의 기회와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여성 스스로 세계의 변화를 인식하고 다가올 정보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김종윤기자>
한국여성정보원 손봉숙 원장 약력
44년 경북 상주 출생
66년 이화여자대학교 정외과 졸업 73년 하와이대학교 대학원 정외과 졸업
82년 이화여자대학교 정치학박사
현재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
현재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집행위원회 위원장
현재 한국여성정보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