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창조] 양방향원격교육시스템 개발사 영산엔지니어링

서울 강남구 포이동에는 정보통신 관련 벤처기업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사무실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싸고 새로운 정보통신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강남에서 가깝기 때문이다.

대부분 기술력 하나만을 믿고 이 시장에 뛰어든 젊은 엔지니어들은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연구에 대한 열정만으로 종종 업계를 뒤흔드는 메가톤급 제품을 개발, 발표하곤 한다.

지난 3일 영산엔지니어링(대표 곽동욱, 577-0331)이라는 한 중소기업이 발표한 일반 전화선과 486급 이상 PC를 이용한 실시간 쌍방향 원격 교육시스템 역시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종업원이 30명에 불과한 이 회사가 선보인 제품은 음성압축과 서버 운영기술을 접목, 국내에선 처음으로 일반 전화선을 통해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쌍방향으로 처리하는데 성공, PC를 통해 원격 교육을 가능케 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전화선을 활용한 일종의 사설 방송국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 떨어져 있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PC를 통해 강의와 수업을 실시간으로 진행하고 질의 응답도 가능하다.

물론 여기에는 기존의 텍스트 정보외에도 음성과 그래픽등 이미지 정보까지 동원된다. 현재 방송국에서 방영하는 TV교육에 인터액티브 기능을 보완한 뉴미디어 방송시스템 역할이다.

여기에는 일반 방송이 갖지 못한 온 디맨드 기능도 부가된다. 교육시간에 다른 볼 일이 있어 강의에 참여하지 못했다면 자신이 필요한 내용을 언제든지 PC상에서 꺼내 볼 수 있다. 모든 교육 내용이 데이터베이스로 처리돼 서버에 저장되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전화선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갖는다.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비용 또한 전용선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정규 학교는 물론 일반 사설학원 등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산엔지니어링은 지난 91년 설립됐다. 그림전자, 거원시스템 등 서울공대 출신들이 「주름잡고 있는」 포이동의 다른 벤처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이 회사도 서울공대 선후배들이 의기투합, 시작됐다.

곽동욱 사장은 기계를 주로 다루는 조선공학과 출신이지만 동료, 후배들이 대부분 제어계측, 전자공학을 전공해서 정보통신 그 가운데에서도 멀티미디어 데이터 프로세싱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간 개발한 제품의 면면을 살펴보면 영산엔지니어링의 기술력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92년에는 병원용 화상정보 처리시스템(PACS)을 발표했다. 병원의 각종 진단 화면을 팩스처럼 전송하는 것을 비롯 각종 화상의료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것이다.

94년에는 무인점포 모니터링 시스템을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MPEG1 인코딩 및 디코딩 보드를 개발했다. 특히 엔드유저 성격이 강한 볼러 비젼」은 시장에서 큰 히트를 쳤다. 디지털 화상정보 처리기술을 이용해 볼링장에서의 투구동작 재생 및 운영관리를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이 시스템은 국내 볼링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6,7개업체가 경쟁한 이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보였다고 한다.

영산엔지니어링은 이밖에도 현대자동차의 주문으로차량 검사장비를 개발, 납품하는등 업계에서는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된 중견기업 평가를 받고 있다.

30명의 직원 중 18명이 연구개발 전담인력인 이 회사는 첨단 기술 확보및 장기적인 고급인력 수급을 겨냥, 건국대, 이화여대 등 4개 대학과 산학협동 체제를 구축, 연구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영산엔지니어링은 이번 원격교육시스템에 온 디맨드 기능을 더욱 보강,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멀티미디어 영어 교육에 초점을 맞춘 IP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역시 인터액티브 기능을 갖춘 것이다. 또 향후 엔터테인먼트, 에드테인먼트 등 자사가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해 IP사업의 폭도 넓혀갈 예정이다.

<이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