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제작자는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완성후의 모습을 모형으로 창조해내는 직업이다.
최근에는 컴퓨터 프리젠테이션과 더불어 활용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로 전통적인 수작업개념에서 캐드나 컴퓨터 그래픽스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기흥성조형에서 근무하고 있는 기현중씨. 그는 건축물이나 조형물을 조형화하는 모형제작자다. 설계된 도면을 컴퓨터 데이터로 가공, 3차원그래픽으로 렌더링해 시안을 뽑고 NC기계로 깎아내는 실제 제작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기현중씨가 모형제작에 뛰어든 것은 84년으로 지금까지 12년 동안 모형제작에 관한 노하우를 쌓아왔다.
"모형이 처음 도입되던 60년대만 하더라도 90%이상을 수작업에 의존해왔습니다. 기계를 쓰더라도 사람손으로 해야하는 작업이 더 많았답니다." 기씨는 모형제작이 「어렵고」, 「힘든」 일이었음을 강조하고 철저한 장인정신이 없으면 뛰어들기 힘든 직업의 세계라고 말한다.
최근에는 기계가 도입되면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단축되는 추세. 그러나 기계로 모형을 제작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손끝에서 나오는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이렇게 기씨가 제작에 참여했던 모형은 조선시대의 모습을 재현한 「롯데월드 전통박물관」과 「첨성대모형」, 「100년전 서울 모형복원작업」 등이다. 특히 1887년 서울복원작업의 경우 14개월 동안을 투자해야할 만큼 세밀한 사전 자료조사와 제작작업에 매달려야할 정도로 고되고 힘든 작업이었다.
모형제작자가 되기 위해서는 물론 캐드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활용해야하고 3차원 컴퓨터 그래픽프로그램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컴퓨터 활용도가 큰 만큼 문제해결능력을 갖춰야하고 각종 그래픽 데이터포맷과 캐드 데이터포맷을 바꿔주는 컨버전 작업까지 할 줄 알아야한다.
전공은 불문이나 역사나 건축, 조형, 설계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분야기도 하다. 모형제작에서 조선시대나 삼국시대의 건축물을 제작하는 경우도 많고 모형제작이라고는 하지만 실물의 원형을 그대로 구현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이 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춘사람이 보다 유리하다고 한다. 특히 2차원 도면이 나와있더라도 3차원으로 형상화시키는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모형제작자가 되기 위해서는 컴퓨터 운용능력과 창의력을 지녀야합니다. 모형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도면 그대로를 모형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설계도면이 나오기도 전에 모형을 먼저 제작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특히 구두로 대강의 개념만을 설명하고 모형제작을 의뢰하는 의뢰인이 많기 때문에 의뢰인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는 감각을 지니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계도면 그대로를 제작한다고 하지만 설계자의 디자인 의도를 꿰뚫어 보지 못하면 좋은 작품을 제작하기 힘듭니다. 사물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감을 살린 모형으로 고안해내는 감이 필요하다.
모형제작자의 보수는 일반 설계사무소와 비슷하다. 다만 철저한 능력위주로 임금체계가 있어 소질과 능력을 발휘하는 정도에 따라 급여가 올라가는 체계로 돼있다.
<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