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PCB원판사업 참여 가시화

그동안 끊임없이 나돌았던 LG그룹의 PCB원판사업 참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그룹 계열사인 LG화학은 기존 주력품목인 생활용품과 화학제품을 이을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기능성 전자소재부문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아래 PCB원판을 전략육성품목으로 최근 확정했다. LG화학은 PCB원판프로젝트를 본격화하기 위해 그동안 자동차용품 등 신규품목 발굴을 전담해 온 사업개발팀 산하 수송자재사업부를 최근 기능자재사업부로 이름을 바꿔 PCB원판 관련 생산품목, 기술도입처, 공장부지, 투자규모 등 구체적인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LG화학 원판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기술도입처로는 LG그룹과 비교적 친분이 두터운 일본 H社가 유력시되고 있는데 기술이전 및 생산의 범위 등 일부 미묘한 문제를 제외하고는 기술사용료를 포함, 전략적 제휴의 전반적인 틀에는 양측의 합의가 크게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페놀원판과 달리 아직 국산대체가 미미한 틴코어라미네이트, 본딩쉬트 등 다층PCB(MLB)용 소재를 중심으로 원판사업의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하고 다만 LG화학이 화장품 등 주력품목의 부진으로 올해 사상 첫 적자가 예상되는 등 투자재원 마련 문제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이 PCB원판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그룹차원의 「도약2005」계획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는 기존 화장품 등 생활용품의 뒤를 이을 차세대 고부가 전자, 정보소재부문 강화가 절실하다는 명분과 MLB를 중심으로 PCB시장이 향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실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에폭시레진 등 케미컬부문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룹계열사인 LG전자 오산공장의 PCB부문과 현재 신규사업으로 진행중인 LG금속의 PCB용 동박(카파포일)사업, LG오웬스코닝의 글라스얀 및 글라스패브릭부문을 적절히 연계할 경우 초기 시장진입이 상당히 용이할 것이라는 판단도 적지않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LG화학의 원판사업 참여가 계획대로 이루어질 경우 LG그룹은 머지않아 에폭시레진 등 케미컬, 글라스패브릭, 동박, 원판, PCB, 세트에 이르는 PCB관련 전후방업종을 거의 모두 커버하는 국내 초유의 그룹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중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