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에서 계절성이 사라지고 있다.
계절성 가전제품은 그동안 여름철에는 냉방, 겨울철에는 난방으로 엄격히 구분됐었지만 최근들어 사계절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전천후 가전제품으로 그 성격이 바뀌어가고 있다.
이는 갈수록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계절성 가전제품의 성격이 점차 모호해진데다 가전업체들이 수요 예측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절성 가전제품을 가능하면 사계절 가전제품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가전3사와 냉동공조기 전문업체들은 내년도 가정용 패키지에어컨 신모델에 대해 공기정화기능을 잇달아 채용, 여름철뿐만 아니라 환절기와 겨울철에도 사용하는 사계절 제품으로 에어컨의 성격을 바꿔놓고 있다.
이 업체들은 또 여름에는 에어컨으로, 겨울에는 난방기기로 쓰는 냉난방기기의 모델을 점차 가정용으로 확충하고 있다.
난방기기업체들도 최근 보일러에 열펌프기술을 응용해 냉방기능을 추가하는 등 난방기기를 전천후 상품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 그동안 겨울철에 사용돼 온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도 에어컨을 설치한 가정이 늘어나면서 점차 여름철에 쓰는 환기장치로 사용되는 등 계절성이 사라지고 있다.
냉장고와 냉동고는 냉장, 냉동 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이미 사계절 가전제품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이처럼 계절용 가전제품이 점차 사계절용 제품으로 전환되면서 제품구매도 연중무휴로 이뤄지고 있다.
에어컨은 전체 판매량의 30% 이상이 연말부터 늦겨울까지 이뤄지는 예약판매기간에 집중되고 있으며, 가습기의 경우 겨울철에 판매되는 비중이 최근 30%대로 떨어졌는데 앞으로도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