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가전 뉴리더 (5)

대우전자 디자인실 유저인터페이스팀

최근에 출시되고 있는 가전제품들은 최소한 10여가지의 부가기능을 갖추고 있는데 이러한 기능을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고학력 소비자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의 설명서가 여전히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값비싼 고급모델을 구입하고도 기본기능만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가전업체들간 경쟁으로 가전제품의 기능은 더욱 다양해지고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가전제품과 사용자간의 괴리감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국내외 가전업체들은 인체공학, 감성공학 등을 제품개발에 본격적으로 도입,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94년초 대우전자의 디자인실에 「유저 인터페이스(User-Interface)」팀이 탄생된 것은 바로 이러한 배경이 깔려있다. 박영목 팀장을 포함, 5명의 석, 박사급 연구원으로 구성된 유저인터페이스팀의 목표는 개발자 중심이 아닌 사용자 중심의 가전제품을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유저인터페이스란 일반소비자가 사용하는 각종 제품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게하는 방법이나 수단으로 개념이 정립되고있다.

대우전자 유저인터페이스팀이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한 것은 지난 95년말 정부가 감성공학을 선도기술개발(G7)사업에 포함시키면서 부터다. 이 당시 대우전자는 감성공학을 실제 제품개발에 응용하는 연구 주체로 선정되었으며 95년말부터 올 10월말까지 「차세대 감성지향적 멀티미디어 개발」이란 과제로 1단계 연구를 수행했다.

『그동안 가전제품의 인터페이스와 연관된 연구가 제품외관의 심미성이나 사용편리성 향상 등 주로 물리적 인터페이스에 대한 것이었다고 한다면 대우전자가 진행한 연구는 사용자들이 가전제품이 제공하는 각종 기능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인지적 인터페이스」를 개선하고자 하는 시도였다』고 박영목 팀장은 지난 1년간의 활동을 요약했다.

박 팀장은 『인지적 인터페이스에 관한 연구가 리모컨을 단순화하고 TV 초기화면에 그래픽아이콘을 삽입하는 등 결과물로는 대수롭지 않게 보이지만 다양한 기능을 살리면서 동시에 사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은 결코 쉽지않은 작업이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우전자는 종전과 다른 「감성공학적 디자인프로세스」를 구축했는데 우선 목표소비자를 설정하고 이들의 인지적 특성을 파악한 다음, 이를 기본자료로 이용해 제품구조설계 및 디자인­시뮬레이터제작­사용성 테스트­결과 해석과정이 순환고리를 이루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해 낸다.

박팀장은 이 과정에서 피험자의 인지능력을 정량화하고 실제제품 사용조건과 동일한 시뮬레이터를 제작한 다음 피험자의 반응을 해석하는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가장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유저인터페이스팀은 이 디자인프로세스를 미주 수출용 위성방송수신기와 인터넷TV, 「X-7」TV 개발에 적용, 과기처로부터 우수한 연구결과로 평가받았다.

이팀은 이미 97년 10월말을 기한으로 총 2억여원이 투입되는 제2단계연구에 착수했는데 「감성적 인터페이스」를 신제품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디자인 프로세스와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인간이 오감으로 느끼는 모든 정서를 정량화, 이를 데이터로 활용해 제품개발에 응용하기 위한 것으로 올해 완료한 1단계 과제보다 훨씬 복잡하고 난해할 것이라는 것이 대우전자 유저인터페이스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들의 도전은 생산자시대의 폐막과 함께 주문형제품이 속속 등장하는 소비자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는 발자국 소리로 들리고 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