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반도체 업계가 비메모리산업 육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자 이 분야에 대한 미국, 일본의 특허공세가 한층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비메모리관련 기술도입 조건이 너무 불리한 것이 많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9일 특허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기술도입 조건으로 해외에 로열티로 지불하는 금액은 한해 매출의 1.5∼4.5% 정도로 연평균 2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특히 미국 T社의 경우 한해 로열티 수입이 영업이익의 70% 이상이고 이중 30%를 국내 S社가 지불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국내업체의 해외특허료 지불규모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또한 현재 계류중인 특허분쟁은 최근 무려 10억달러의 배상금을 지불하고 합의한 삼성-TI 사건을 제외하고도 LG반도체와 현대전자가 미국, 일본, 유럽의 크고 작은 반도체 업체와 10여건에 이르는 사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특허문제는 기술사용 계약이 종료되면 재계약을 하게 되고 그때마다 로열티금액이 상향 조정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며 특히 특허분쟁으로 비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진행돼 엄청난 인력과 자금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 이같은 특허분쟁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대응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무엇보다 국내외 우수한 지적재산권의 확보를 위해 기술개발에 대한 양적투자를 늘리고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DB구축 노력이 선행돼야 하며 △기술, 법률적 지식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해 로열티 규모의 적정성 등 주변상황에 따라 협상과 소송을 결정하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