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인트라넷>
올해 인터넷, 인트라넷시장은 독자산업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인터넷, 인트라넷은 당초 예상했던 것처럼 폭발적인 매출신장세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무한한 신규산업 창출 가능성과 기술적 신뢰도를 확인시켜 주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와 넷스케이프가 시장장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가운데 다양한 기술이 쏟아져 나온 것도 중요한 사건이었디. 올해 인터넷, 인트라넷시장에서 가장 커다란 관심을 끌었던 사건은 MS와 넷스케이프의 브라우저 전쟁, 인트라넷 열기, 차세대 인터넷 개념 등장 등으로 요약된다.
브라우저시장에서 MS와 넷스케이프는 연초부터 격돌, 무상공급도 서슴지 않을 정도로 한해 내내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시장경쟁을 전개했다. 브라우저를 장악하는 업체가 인터넷시장을 거머쥘 것이란 생각이 당시 컴퓨터업계에 만연해 있었기 때문이다. 올초 이 시장은 넷스케이프가 전체의 약 90%를 차지, 뒤늦게 뛰어든 MS가 시장 점유율을 역전시키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MS와 넷스케이프의 브라우저 주도권 경쟁은 두 회사의 입장에서는 피를 말리는 것이었지만 세계 소프트웨어업계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더 발전된 플랫폼 기술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시장 확대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었다.
두 회사의 기술경쟁에 따라 올해 새롭게 등장한 인터넷 플랫폼이 바로 웹 기반의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 즉 인트라넷이라고 할 수 있다. MS는 「백오피스」 기반의 웹 플랫폼 「노르망디」와 같은 백엔드 솔루션과 「프런트 페이지」와 「오피스」 패키지를 통해 인터넷에서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시했다.
또 넷스케이프도 웹서버와 브라우저를 통해 모든 컴퓨팅 환경을 제공한다는 입장에서 탈피,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터」를 발표하는 등 다양한 방법론과 제품을 소개했다. 웹서버-브라우저의 일대일 대응이 아닌 웹서버-웹 클라이언트 대응방식을 채택해 인터넷 기능을 확장, 좀더 안정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와 함께 하반기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 엑스트라넷, 엔터프라이즈웹 등은 인터넷의 사용범위를 확장한 것으로 차세대 인터넷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향후 그 발전방향이 주목되고 있다.
올해 인터넷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업체들로는 바로 인트라넷 패키지 개발업체를 꼽을 수 있다. 아이소프트, 다음커뮤니케이션, 버츄얼아이오시스템즈, 웹인터내셔널 등 인트라넷 패키지업체들은 올초부터 인트라넷의 가능성을 전망하며 중반 이후 꾸준히 신제품을 발표, 국내 웹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을 선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의욕적인 제품발표와 영업에도 불구하고 실제 매출액은 미미해 기술력과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만족해야만 했다.
컴퓨터지원설계(CAD, CAM)시장은 전체적으로 볼 때 최근 수년간 보여온 연평균 30%신장률을 다소 밑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크게 보아 기계 및 전자분야 중심의 캐드캠 시장은 1천억원 규모의 매출액 달성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분야별로 보면 기계용(MCAD)은 공급사의 내외적인 요인에 따라 매출액에 상당한 편차를 보였다. 반면 전자설계자동화용(EDA)은 예년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PC용은 「윈도NT」 기반 제품의 등장으로 활기를 띠었다.
MCAD분야 영업실적은 공급사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IBM의 경우 자동차업계를 독식하는 등 중공업분야를 확보했으며 LGEDS시스템은 9월까지는 영업부진에 허덕이다 10월부터 항공기설계 분야 공급에 숨통이 트이면서 내년시장을 예약하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SDRC코리아와 PTC코리아는 올해 신규 대형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틈새시장 확보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PC용에서는 「오토캐드」에만 주로 의존해 온 시장에 비슷한 수준의 제품이 대거 출품됐다는 변화를 겪게 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기존 2차원(2D) 위주의 제품공급 패턴이 3D로 전환되었다는 점도 눈에 띠는 변화로 꼽히고 있다. 「솔리드에지」 「솔리드웍스」 「MDT」 등 윈도NT 지원 3D도구의 잇달은 발표는 플랫폼은 유닉스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시키는데 일조를 했다.
EDA분야는 전자산업의 꾸준한 성장과 지속적인 수요에 힘입어 예년의 30% 성장세를 유지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주문형반도체설계(ASIC), 통신, 가전 등 새로운 시스템설계 수요가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이들 분야에 대한 공략이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리정보시스템(GIS)분야는 외형면에서 지난해 보다 20% 정도 성장, 적어도 7백억원대 이상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건설교통부의 국가지리정보시스템(NGIS)구축 사업, 통상산업부 G7과제인 차량항법장치(CNS), 지방자치단체 도시정보시스템(UIS) 구축사업 등이 올해 GIS부문 사업 활성화를 가져다 주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생소했던 GIS분야의 인식확산에 큰효과를 거뒀다. 특히 정부의 NGIS구축 계획을 계기로 확산된 GIS의 중요성은 텍스트 위주의 기존 시스템통합(SI)사업에서 도형(그래픽)정보 도입을 필연적 과정으로 포함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인천신공항의 제반 정보시스템 구축, 토지공사와 담배인삼공사의 전산시스템 구축 등에 GIS부분이 포함된 것도 이같은 인식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NGIS계획 상의 수치지도 제작사업도 한국항공, 범아엔지니어링, 중앙항업 등 항측업체들에 특수를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 이 계획은 또 GIS데이터의 전송포맷이나 코드의 표준 마련과 관련한 다양한 접근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NGIS 구축사업에는 아직도 헤쳐나가야 할 부분이 산적해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NGIS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의 도시정보시스템(UIS) 구축사업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모습을 보인 한 해였다. 이와관련 부산, 광주, 대구, 인천, 성남, 울산, 창원, 대전 등 지자체들은 올해 이미 시범사업 또는 본 사업을 시작, 내년부터 전국적인 UIS 구축 전쟁을 예고케 하고 있다.
GIS용 도구분야에서 기존 유닉스용 「제리스」와 「코레드지오」에 이어 거림시스템 등이 독자작인 제품들을 잇따라 발표한 것도 나름대로의 수확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세계적인 GIS도구 공급업체들이 잇달아 국내 진출, 활발한 공급경쟁을 벌인 것도 올해 드러난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이들은 윈도NT 기반 및 인터넷을 지원하는 데스크톱 GIS도구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기술제품을 소개, 국내 관련업체들을 자극시키기도 했다.
<이재구, 함종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