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日 NTT 분할 결정...어떻게 변할까

지난 82년 이후 지금까지 지속돼 온 일본전신전화(NTT) 경영형태문제의 결론이 났다.

NTT와 우정성이 지난주 NTT를 순수지주회사 산하의 장거리통신회사와 東西 두개의 지역통신회사 등 3개사로 재편하기로 최종 합의함에 따라 지난 14년간의 분리, 분할논의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그간 분리, 분할문제에서 대립해 온 NTT와 우정성이 합의에 이른 배경에는 정보통신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초대형 업체간의 합종연횡 등으로 시장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통신환경 속에서 더이상 이 문제를 유보할 수 없다는 공통된 위기감이 깔려 있다.

분리, 분할에 강력히 반대해 온 NTT가 이번 합의에서 얻어낸 것은 독자적인 국제통신사업 진출과 지주회사제도의 도입으로 특히 장거리전화회사와 지역전화 2개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지주회사를 둠으로써 자본의 일체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재편되기까지는 지주회사의 도입이나 세제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으나 이번 합의로 일본 통신시장은 자유경쟁시대로 들어서는 등 지난 85년 NTT의 민영화 이래 최대의 변혁기를 맞게 되었다.

NTT 경영형태문제의 결론으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역시 NTT가 국제통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된 것. 사실 NTT는 지금 당장이라도 해외에서 출자를 통해 전기통신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이 문제는 법적 하자가 없는 것으로 지난 92년 국회에서 결론이 난 바 있다. 그러나 국제전신전화(KDD)처럼 독자적으로는 국제통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장거리전화회사가 일본으로부터 해외로 발신하는 통신서비스를 포함해 종합적인 국제통신사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재편완료 후에도 독자적으로 회선을 구축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1종 통신사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NTT의 미야쓰 준이치로 사장은 합의경위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1종사업은 설비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시기는 제시하지 않았다.

반면 기존 국제통신사업자 등으로부터 회선을 빌려 부가가치서비스를 제공하는 제2종 통신사업에 대해선 의욕적이다. 미야쓰 사장은 『법규가 개정되기 이전이라도 실시할 수 있다』고 말해 재편을 기다리지 않고 현 상태에서 이 사업에 뛰어들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진출에 관한 합의에서 아직 애매한 부분이 남아 있어 향후 구체사항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우정성과의 막판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한편 재편 이후 장거리통신회사의 국내 업무범위는 縣 경계를 넘는 통신이 된다.

DDI나 일본텔레컴 등 장거리 신규통신사업자(新電電)와는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우정성이 현재 마련중인 접속규정이 발효하면 NTT의 동서 지역통신회사와의 접속교섭을 통해 NTT장거리전화와 新電電간의 공정한 경쟁조건이 마련된다.

현재 NTT 장거리통신부문은 9천6백억엔의 매출에 2천2백억엔의 경상이익을 내는 NTT 최대의 수익원이다. 따라서 통신료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크다.

이에 대해 新電電 통신업체의 매출은 DDI와 일본텔레컴이 약 3천억엔, 텔레웨이(일본고속통신)가 1천억엔으로 NTT 장거리전화부문과 큰 차이를 보인다.

재편 후의 NTT 장거리전화회사는 덩치가 커져 현재보다도 더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신전전계의 합종연횡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전화에서도 통신료 인하가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비교적 높은 일본 전화요금이 재편 이후에도 내려가지 않는다면 일반인에게 재편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제스처에 불과할 것으로 비춰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화요금이 지역간에 차이를 나타낼지는 미지수다. 미야쓰 사장은 『전국적으로 일률적인 전화요금체제를 유지한다』고 단언하고 있지만 지역전화회사가 동서로 갈라질 경우 2개사간 재정적 불균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사실 NTT는 이전에도 분리, 분할을 반대하는 명분의 하나로 지역부문이 동서로 분할될 경우 西일본회사는 적자경영에 빠지고 그 결과 전화요금에도 지역간 격차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95년도 결산을 토대로 분할 후의 동서 지역회사의 재무내용을 가상해 보면 NTT 東일본은 순이익이 1천4백15억엔이나 되는 반면 西일본은 3백56억엔의 적자를 내는 것으로 나온다. 東일본에 비해 西일본의 경영기반이 확실히 취약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전국 단일요금체계를 유지하고 동서 회사간의 재정적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NTT는 이번 합의과정에서 연결납세제도를 조건으로 제시해 온 것이다.

이번 합의에 따른 NTT의 분할은 99년에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그 때까지 해결해야 될 과제도 적지 않다. 특히 지주회사, 연결납세제도 등은 이전 일본산업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법적 문제들로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들 문제는 정치권에서 다뤄지게 된다. 14년 만에 우정성과 NTT가 합의한 사항이 앞으로 정치권에서 어떻게 귀결될지 주목된다.

<신기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