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EU시장 공략 본격화

부품업계가 미주와 동남아 지역 중심의 해외영업 전략에서 탈피,유럽연합(EU)에 대한 시장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품업체들은 세트업계의 해외생산 확대에 대응한 홀로서기의 한 방편으로 직수출을 대폭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미진했던 EU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EU가 미주, 동남아에 이어 국내 부품업체들의 제3의 수출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비교적 품질위주의 영업전략을 견지해온 EU의 전자업체들이 미국 및 일본업체에 밀리면서 부품구매선을 가격과 품질경쟁력을 갖춘 한국, 대만 등으로 대거 돌리고 있는데다 부품 가격조건도 아직은 미주와 동남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이다.

미주, 동남아, 일본 시장에 주력해온 PCB업계는 삼성전기가 최근 유럽 2위의 통신기기업체인 E社에 휴대폰용 다층PCB(MLB)를 월 3천여장씩 공급하기 시작한 것을 비롯,대덕전자, 이수전자 등 선발업체들이 보쉬, 톰슨 등 굴지의 전자업체에 대한 직수출을 강화하고 있다.

동박적층판(CCL)업계는 신성기업이 아일랜드에 대성써키트란 교두보(현지법인)를 확보,EU내 PCB업체를 적극 공략중인데 이어 국내 최대업체인 두산전자는 유럽형 모델인 그린원판을 개발,최근 익산공장에 양산체제를 갖추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EU수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수정디바이스업체인 고니정밀은 미국의 협력유통회사인 사로닉스社와 공동투자,설립한 유럽사로닉스고니(SKE)가 올 초 네덜란드 필립스그룹의 수정디바이스 사업부문을 흡수한 것을 계기로 필립스를 시작으로 對EU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아남정공은 독일 M社에 최근 1차로 휴대폰용 어댑터를 월 5만개씩 공급키로 한데 이어 에릭슨, 필립스, 노키아 등을 중심으로 추가 수출선 확보를 다각도로 모색중이며 RF부품업체인 쌍신전기도 일본, 동남아 중심의 수출에서 탈피,에릭슨을 필두로 유럽의 통신기기업체들을 통한 레조네이터, 듀플렉서 등의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태평양금속이 합작사인 히타치 유럽법인을 통해 유럽 유수의 DC모터업체인 A社에 페라이트자석을 대량 공급중인 것을 비롯,삼주전지가 고압퓨즈 등 퓨즈류를 EU현지 일본 및 유럽 전자업체에 주력 수출중이며 한국시바우라도 GE와 다국적 유통기업인 BFI社에 전기밥솥, 전자레인지용 온도센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부품업계의 EU시장 공략 강화 외에도 최근에는 필립스 등 굴지의 종합전자업체들이 국내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합작투자를 먼저 제의하는 등 韓, EU간 부품산업교류도 점차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