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플레이어가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방식 차세대 VCR가 서서히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지난 94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디지털 VCR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이 제품의 상품화일정을 잡는 한편 사업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세대 VCR는 자기테이프에 영상, 음성정보를 디지털방식으로 기록, 재생할 수 있는 제품으로 폭 6.35㎜의 새로운 규격의 테이프를 사용하는 「DVCR」와 기존의 VHS테이프(폭 12.2㎜)를 그대로 사용하는 「D-VHS VCR」로 나뉜다.
DVCR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가전3사는 이미 대부분의 기반기술을 확보하고 상품화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부터 「디지털 캠코더」를 출시하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잡고 있다. 레이저디스크 수준의 고화질을 구현하면서도 기존 8㎜ 캠코더보다 소형, 경량화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아 거치형 VCR보다 향후 시장확대가 수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반면 캠코더사업에서 손을 뗀 대우전자는 DVCR를 TV, PC와 연결할 수 있는 거치형으로 상품화할 방침이다. 최대 4시간 분량의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거치형의 장점을 살려 가정 및 산업용 정보저장매체로 상품화해 틈새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 가전업체들은 DVCR와 함께 차세대 VCR로 주목받고 있는 D-VHS VCR도 빠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일반소비자에게 선보일 전망이다.
D-VHS VCR 상품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대우전자는 이 제품을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와 연결시켜 각종 정보를 저장, 재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우전자는 사업초기부터 위성방송수신기 보급률이 높은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할 방침이다.
한편 가전3사의 연구원들은 『DVD의 우수성은 확인되고 있지만 기록과 재생이 가능한 DVDR(DVDRecoder)가 오는 2000년께 등장할 것으로 예상돼 차세대 VCR가 DVDR보다 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