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95」와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MSN)」로 대표되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제품 전략이 「윈도95」와 인터넷으로 바뀐 것은 불과 1년 전이다. 이때 세계 컴퓨터산업은 회사 설립 2년밖에 않된 「꼬마 다윗」 넷스케이프가 지배하려던 참이었다. 넷스케이프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월드 와이드 웹 브라우저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 1.2」를 발표하면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수많은 컴퓨터 업계 「골리앗」들이 넷스케이프 손아귀에서 헤어나지 못할 즈음 골리앗들 중 하나인 MS가 잠을 깬 것은 지난 95년 12월께다.
MS는 X.25 전용망 방식의 독자적인 온라인 서비스 MSN을 버리고 인터넷을 선택하면서 곧바로 넷스케이프의 추월에 나섰다. 95년 8월에 발표한 「윈도95」와 MSN을 통해 또다른 패권을 꿈꾸던 MS가 불과 석달여만에 전략을 바꾼 것은 넷스케이프가 주도하는 인터넷 열풍이 심상치 않음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96년 12월 현재 MS의 모든 제품 전략은 인터넷 기반으로 바뀌었다. 가장 뚜렷한 전략 변화는 시스템 운용체계인 「윈도95」와 「윈도NT」가 인터넷 및 인트라넷 지원도구로 탈바꿈했다는 것이다. 「MS엑셀」 「MS오피스」와 같은 응용 소프트웨어들도 일제히 인터넷과 인트라넷을 지원할 수 있도록 수정됐다.
MS는 또 인터넷, 인트라넷 제품전략의 상징인 월드 와이드 웹 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웹서버인 「인터넷 인포메이션 서버」 등 전용 제품들을 잇따라 발표했다. 96년 하반기부터 MS는 운용체계와 인터넷, 인트라넷을 통합한 제3의 서비스 제품을 내놓았다. 운용체계 환경에서 곧바로 원하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와 연결할 수 있게 해주는 레퍼럴 서비스(일명 인터넷 익스플로러 폰북서비스)와 기존 MSN방식의 서비스를 인터넷 환경에서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상업용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 (일명 노르망디) 등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을 토대로 MS의 제품 전략을 정리해보면 크게 데스크톱/인터넷, 클라이언트 서버/인트라넷,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 객체 플랫폼 개발도구 등 4개 분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데스크톱/인터넷은 데스크톱 운용체계 「윈도95」와 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 분야다. 주로 개인용 컴퓨터를 지원하는 제품들이 여기에 속해 있는데 윈도95는 이 분야 모든 제품 전략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윈도95는 개인용 컴퓨터 운용체계로서 기존 1억명 이상의 도스 사용자들을 대부분 그대로 승계했을 만큼 엄청난 시장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제품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바람이 불면서 윈도95는 통합 인터넷 환경을 제공하는 기본 플랫폼 형태로 그 모습과 개념이 바뀌었다. 97년에 발표될 「윈도97」에서는 윈도95와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하나로 통합돼 사용자들은 운용체계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검색할 수 있게 된다.
데스크톱 응용소프트웨어인 「MS워드」 「MS엑셀」 「MS오피스」 등은 인터넷 표준언어(HTML)가 지원됨으로써 이들 소프트웨어로 작성한 데이터들을 그대로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기능이 바로 「인터넷 어시스트 포」이다.
클라이언트 서버/인트라넷 분야는 「백 오피스」에 인트라넷 기능을 추가한 제품군이 포함돼 있다. 백 오피스는 클라이언트 서버용 운용체계 「윈도NT」를 기반으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 「MS SQL 서버」, 전자우편서버 「MS 익스체인지 서버」 등이 하나로 묶여진 슈트 제품이다. 인트라넷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들로는 웹서버 「인터넷 인포메이션 서버」, 접속용 서버 「플록시 서버」, 인터넷 전자우편서버 「메일서버」, 전자상거래용 서버 「머천트 서버」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별도의 패키지라기 보다는 독립성과 종속성을 함께 갖는 컴포넌트 형태이다.
온라인서버스 플랫폼은 개인 사용자가 인터넷 접속과 검색을 손쉽게 해줄 수 있는 레퍼럴 서비스와 인터넷정보서비스제공자(ISP)들이 독자적인 온라인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도록 해주는 노르망디로 나뉘어 진다.
윈도95에 여러 ISP 정보를 폴더 아이콘 형태로 미리 삽입해 놓은 레퍼럴 서비스는 화면 상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ISP 아이콘을 선택, 더블클릭하기만 하면 즉시 인터넷에 가입해서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인터넷 확산의 최대 난제로 지적돼온 인터넷 접속 과정을 몇번의 마우스클릭 동작으로 단순화시켰다는 의미를 갖는다.
노르망디는 MSN용으로 개발됐던 각종 온라인 서비스 소프트웨어들을 인터넷용으로 재개발한 것이다. 독자적인 온라인서비스를 계획 중인 ISP들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서 내년초 전제품이 모두 발표될 예정이다.
객체 플랫폼 및 개발도구는 MS가 인터넷 분야로의 전략 선회와 함께 발표한 「액티브X」가 있다. 「액티브X」는 인터넷환경에서도 텍스트, 음성, 그래픽, 동영상등 각종 멀티미디어 객체들의 삽입과 통합을 자유자재로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객체 기술이다. 기존 「비주얼베이식」과 「비주얼」와 같은 객체언어가 이미 액티브X를 지원하고 있다. 액티브X는 흔히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자바」전략과 비교되는 것이기도 하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