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처가 입법예고한 과학기술특별법(안)에 대한 국회 통신과학기술위원회 심의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이 『특별법(안)에 정부투자 비율이 명시되지 않아 입법취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법안수정을 강력히 주장하면서 만일 법안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정부(안)와 별도로 이미 의원입법으로 제안해 놓은 과학기술특별법(안)을 심의, 처리키로 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7일 국회 통과위에 따르면 지난 13, 14일 양일간 열린 법률심사소위원회(위원장 유용태 의원)에서는 과기처가 제출한 과학기술특별법(안)을 심의했으나 정호선 의원(국민회의)을 중심으로 한 야당 의원들이 『현재 2.79% 수준인 정부예산 중 연구개발예산의 비율을 연차적으로 늘려 2002년까지 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명문화해야 한다』며 법안 수정을 요구하고 나서자 여당 의원들이 예산운영의 경직성을 들어 이에 반대함으로써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공전되고 있다.
특히 이들 20여명의 야당 의원들은 동 법안에 대한 사전 검토과정에서 과기처가 제안한 「정부안」으로는 과학기술의 획기적인 진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정부(안)와는 별도로 의원입법 형식의 과학기술특별법(안)을 마련, 지난 12일자로 제안해 놓고 정부안에 대한 법안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를 강행 처리할 방침으로 있어 과학기술특별법(안) 처리는 국회심의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야당 의원들이 의원입법 형식으로 제안해 놓고 있는 특볍법(안)은 정부예산의 5%를 과학기술부문에 투자하고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활성화를 위해 기초연구비의 비율을 94년 현재 14.3%에서 2002년까지 30%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정호선 의원은 『투자목표치가 빠진 특별법(안)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정부예산의 5%를 과학기술 부문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항은 양보할 수가 없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강창희 통과위 위원장(자민련)은 이와 관련, 『과기처가 부처간 협의과정에서 너무 많이 양보했다』며 『과기처가 부처 위상 때문에 못하는 것을 국회가 나서서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과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정부의 과학기술부문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야당 의원들이 발의한 특볍법(안)에 대해서는 형식과 절차상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과기처가 제안한 특볍법(안)은 18일로 끝나는 이번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기는 사실상 어렵게 됐으며 국회통과를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간의 의견조정은 물론 국회 내에서도 여야간의 의견조정이 있어야 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박동석 과기처 기술정책 국장은 『정부가 제안한 특볍법(안)은 관계부처간의 협의를 거쳐 마련한 최선의 절충안』이라고 지적하고 『과학기술특볍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할 경우 차기 임시국회에서라도 반드시 통과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기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