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중소업체들처럼 승강기업계도 올 겨울날씨 만큼이나 얼어 있다.
지금까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제도개선이니 금융지원이니 하며 중소기업 육성책을 요란하게 발표하고 급기야는 중소기업을 육성지원하기 위한 중소기업청까지 발족됐음에도 불구하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중소기업 지원책은 전무한 것 같다. 오히려 근간에 발표된 정부정책은 중소기업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정부물자를 조달하는 조달청이 도입한 적격심사제는 중소 승강기업체의 설자리를 없애고 있으며 최근 추진되고 있는 승강기제조에 관한 법령개정도 관련업계와 수요자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지는 등 과연 누구를 위한 법 개정인지 이해할 수 없다.
지난 70년대만 해도 상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기업경영자를 애국하는 기업가로 높이 평가했으나 최근에는 『아직도 제조업을 하느냐』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실제로 중소 승강기 제조, 보수, 설치업체들이 그들만의 피나는 노력과 경비절감만으로 기업을 영위하고 유지한다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중소 승강기업체는 판로, 관리, 기술, 안전 등과 관계없는 규제성 법령 및 자금난으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대기업의 저가수주 공세는 그들은 물론 다른 건전한 중소업체 및 협력업체들에도 타격을 주는 등 승강기업계 종사자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고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하여 다시 소비자에게 이익을 환원시킴으로 건전하고 신뢰받는 기업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다. 제조, 설치에서 적자를 내면서 기업을 유지할 수는 없다. 적자를 본 만큼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든지 유지보수 측면에서 부품대금으로 회수하든지 어떤 전략을 세우든지 그것은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부담일 것이다.
소비자는 누구나 값싸고 질좋은 상품을 원한다. 그러나 과연 유지보수와 같이 순수한 인력이 동원되는 서비스의 가격을 낮추면 계속 보수업체가 적자를 보면서 유지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승강기 부품은 특성상 범용이 아니고 제조회사의 고유제품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시중에 부품판매만 전문으로 하는 곳이 없어 구입가격도 거래처에 따라 다르고 공시가격도 없다.
어느 한쪽에서 본 적자를 이런 약점을 이용해 이윤추구를 한다면 그 기계는 수명과 운영상에 많은 문제점을 남길 것이다. 고층건물의 대중교통수단인 승강기가 전기만 투입하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착각, 고장이 안난다고 사전 점검정비를 게을리하면 수명은 그만큼 단축되면서 성능도 급격히 저하될 것이고 결국은 소유자에게 더 큰 부담을 줄 것이다.
우리 중소업체들은 대기업들이 건전한 상거래를 유지하고 업계 발전에 좀더 기여하는 대상다운 면모를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관련부처에서도 관심있게 지켜 봐 주길 기대한다.
<黃鍾植 중앙엘리베이터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