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G뮤직, CD롬 타이틀 유통사업 참여

「이제는 가까운 음반점에서 CD롬 타이틀을 구매하세요.」

대표적인 외국 음반직배사인 한국BMG뮤직(대표 김종률)이 CD롬 타이틀 유통사업에 뛰어들면서 내세운 선전문구다. 최근 이 회사가 음반점에서 게임 및 교육용 타이틀들을 판매하는 새로운 타이틀 유통사업을 시도하자 그 성공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업계 관계자들은 세진이나 용산 등에 한정돼 있는 협소한 유통체계가 국내 CD롬 타이틀산업 발전의 가장 큰 저해요인이라고 지적해왔다.

미국만 하더라도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점이나 음반점 등에서 타이틀을 취급하는 등 광범위한 유통체계로 CD롬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사실 선진국 못지않은 멀티미디어PC 보급률과 교육열 등 외부환경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유통체계가 CD롬 타이틀산업의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지금까지 한국BMG뮤직은 여타 유력 외국 음반직배사와 달리 게임 및 교육용 타이틀사업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 회사는 지난 94년말 「인터액티브팀」을 신설, 해외 자회사들의 게임 및 교육용 타이틀 제품을 소싱해 국내의 기존 유통망을 통해 보급해왔다. 그러나 자사제품의 유통실패와 외부환경 성숙에 따라 독자적인 유통망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새로운 유통망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이 회사는 젊은 소비자층이 주요고객인 음반점에서 CD롬 타이틀을 판매하면 거리감을 줄일 수 있고 자사의 강점인 음반유통망을 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최근 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서울지역 22개 음반점을 통해 CD롬 타이틀을 판매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전국적으로 1백여개 음반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전시효과를 살리기 위해 별도의 장식장을 이용, 약 60여종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가격도 경쟁력을 높이는 선에서 책정했다.

또 이 회사는 이같은 판매방식이 처음으로 시도되는 만큼 경품제공 및 광고 등 알리기작업에 나서고 있으며, 앞으로 몇 개월간 판매추이를 분석해 이를 기초로 다시 그 지역특성에 맞는 제품군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는 일단 환영하면서도 사업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상반된 예측을 하고 있다.

타이틀 유통사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음반점을 찾는 소비자와 타이틀을 구매하는 소비자층은 완전히 다르다』며 『인프라적인 상황은 성숙했지만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 마인드는 크게 성숙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새로운 유통망을 구축하는 데 많은 자본과 인력이 필요』하다며 『과연 한국BMG뮤직이 그러한 자본력을 투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해 서점을 통한 타이틀 유통을 시도했던 한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너무 일렀고 도서와 차별화하지 못한 진열이 실패의 요인』이라면서 『시기적인 면과 함께 해외에서는 서점보다 음반점을 통한 타이틀 유통이 더 활성화됐다는 점을 보면 성공가능성도 높다』고 예상했다.

이처럼 상반된 의견이 개진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BMG뮤직이 어느 정도의 자본을 투입할 수 있을지가 성공의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에 따라 이번에 음반직배사인 한국BMG뮤직이 CD롬 타이틀 유통사업을 발표하자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BMG뮤직의 한 관계자는 『외부에 알려진 후 업계의 문의전화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라고 타이틀 제작업계의 호응도를 전했다.

한국BMG뮤직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유통망의 미비가 멀티미디어환경 조성을 못 따라갔다』면서 『소비자에게 알려지는 작업이 성공하면 음반점을 통한 타이틀 판매가 활성화할 것』이라고 사업성공을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