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金昌悅)는 18일 오전 10시 서울 라마다 올림피아호텔에서 <시청자주권과 방송>을 주제로 올해의 방송인 세미나를 개최했다.이날 세미나에서는 安光植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시청자주권과 한국방송의현실」에 대해,金政起 외국어대교수는 「시청자주권 제고를위한 법, 제도적방안」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이날 발표 내용을 요약게재한다편집자 주.
<>시청자주권과 한국방송의 현실=안광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얼해 위성방송이 실험단계에 진입하였고,지방에서 민간방송이 계속 신설되고 있으며,종합유선방송의 수용상태가 증가하는등 방송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법조차 아직 마련되고 있지 못하다.지금 제출된 방송법안의 수신자보호 조항에 방송프로그램을 심의하는 「내부심의제」와 방송프로그램에 관한 자문 및 수신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수신자위원회」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 일종의 요식행위에 그치지 않고 실효성이 나타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 방송은 시청자 주권론에 역행하는 요인이 너무 많다.법과 제도적 장치가 있어도 문제는 그에 대한 인식과 운영의 효율성여부에 달렸다.한국방송이 시대적 조류에 따라가기는 커녕20~30년전처럼 드라마위주의 편성 패턴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은 방송의 안일성과 시대적 역행의 소치일 뿐 아니라 국가의 문화적 퇴보현상이라고 지적된다.
방송은 수용자의 주권행사가 과도해지기 전에 방송의 기능과 역할을바람직한 방향으로 궤도수정할 필요가 있다.통합방송법안에서 논의중인 내부심의제및 수신자 위원회 등의 제도가 일종의 요식행위에 불과한 형식적 조항에 그치지 않고 실효성을 나타나게 되기를 바란다.
<>시청자 주권제고를 위한 법, 제도적 방안=김정기 외대교수
방송의 주인으로서 시청자는 시청률을 올리는데 이용되는 청중,군중,대중이 아니라 우리 공동사회의 전통과 문화에 뿌리를 둔 공중이어야 한다.여론을 형성해내는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커뮤니케이션 마당이 바로 공론의 장으로서 방송이 맡을 역할이다.
시청자주권의 확대를 위해 시민참여 프로그램의 개발 못지않게 오스트리아의 「신청방송」제도나 독일의 「시민참여 공개채널」같은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신청방송 제도는 방송사외 단체가여론형성의 참여자로 방송시간을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또 시민참여 공개채널은 정치적이고 개혁적이며,참여적인 시민들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그 프로그램에 대해 스스로 법적책임을 지는 것이다.
또 영국 BBC가 마련한 정치공론장으로의 정당정치방송과 정당선거방송의예에서 보듯,우리나라 방송도 여야간 균형되고 공정한 공론장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시청자주권은 제도적으로 구체화되지 않는 수사학적인 권리에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공공영역으로서 방송은 국가영역도 재벌영역도 아닌 제3의공공적 담론장이 되어야 시청자 주권의 길로 들어설 것이다.
<정리=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