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라호는 어디로 갈 것인가.』 이같은 질문이 최근 음반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아가동산」 파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신나라레코드물류의 앞날에 대한 예상들이 다각도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신나라는 현재 거의 모든 의사결정권을 행사해 온 김기순씨(56)와 강활모 사장(52), 정문교 부사장(44) 등이 「아가동산」과 관련한 각종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거나 구속됐다. 그 여파로 일부 제작사와 직배사들이 신나라에 대한 음반공급을 중단하는 등 음반유통사업이 난관에 부닥쳤다.
이에 따라 신나라 존폐 여부와 함께 도산 시에 음반시장에 미칠 영향, 경쟁업체들의 움직임 등에 관련업계의 촉각이 곧두서고 있으며 심지어는 인수, 합병의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일단 신나라의 부활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인 것 같다.핵심인물들을 어떻게든 사법처리하겠다는 검찰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앞으로 정상적인 경영상태를 유지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검찰이 아직까지 관련 혐의들에 대한 결정적인 물증확보에 실패하고 있어 의외의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신나라가 도산할 경우에는 음반유통시장 전반에 걸친 엄청난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신나라의 적극적인 음반시장 공략으로 경쟁 도매상들이 크게 위축된 상태에서 신나라마저 무너질 경우 음반유통업계에 닥칠 혼란은 누구도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경쟁업체들이 이같은 공백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메워나갈 수 있을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을 이용한 대기업들의 對신나라 인수, 합병도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가능성에 근접한 회사로 최근 음반유통업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삼성영상사업단, 제일제당, 웅진미디어, 진로그룹 등을 손꼽는다. 이외에도 현대전자, 세음미디어(대우), 새한미디어, SKC 등을 돌출 변수로 보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약 15년여에 걸쳐 구축한 음반유통망, 3백억원대의 매출(96년), 다수의 인기가수를 보유한 레코드(킹), 서울과 지방의 주요상권에 자리 잡은 4개의 대형 음반소매점 등 신나라는 대기업들에게 「꿀」과 같은 먹을거리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