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와 더불어 공장자동화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산업용 로봇은 최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자동화가 급진전됨에 따라 유연생산시스템(FMS)이나 컴퓨터통합생산(CIM) 등의 도입이 늘어나면서 시장도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에 따르면 대우중공업, 현대중공업, 기아중공업, LG산전, 삼성항공, 두산기계, 삼성전자 등 7대 업체의 지난 10월 말 현재 산업용 로봇 생산액은 총 1천2백89억1천3백만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1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11월 이후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생산량이 급감하기 시작, 이같은 상태가 이달 말까지 지속된다면 지난해의 거의 같은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이들 7개 업체의 산업용 로봇 출하액은 10월 말 현재 총 1천84억6백만원으로 생산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년동기대비 4.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각 업체마다 산업용 로봇 재고가 많이 누적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처럼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던 산업용 로봇 생산액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은 품목 특성상 기업의 생산설비 투자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올해 산업경기가 악화,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유보하거나 투자계획 자체를 백지화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10월 말까지 산업용 로봇 생산동향을 용도별로 보면 도장용 로봇, 아크용접 로봇, 스폿용접 로봇, 핸들링 로봇 등은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10%에서 70%까지 늘어난 반면 조립용 로봇의 경우 무려 34.8%나 줄어 유일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산업용 로봇이 이젠 단순조립 등 생산성 향상용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기 어려운 3D업종과 고정밀도를 요하는 작업에 주로 투입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FMS는 소량 다품종 생산에 적합, 선진국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기술개발 수준과 동향을 살펴보면 FMS개념의 확대 및 기타 기능을 통합한 토털시스템 구축과, CAD, CAM기술과 FMS기술을 결합하는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마케팅, 인사, 회계관리 등 기업의 모든 활동을 컴퓨터에 의해 통합,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반면 현재 우리나라의 FMS 기술개발 및 이용은 수치제어(NC) 공작기계가 70년대 초에 개발, 보급되기 시작해 아직 전체적인 NC화율이 낮은 까닭에 초보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상산업부를 중심으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총괄 주관기관이 돼 지난 92년부터 2002년까지 G7과제로 추진되고 있는 첨단생산시스템 개발사업의 1단계 사업인 FMS 구축사업이 최근 삼성항공과 통일중공업에 의해 성공리에 마무리됨에 따라 국내 제조업 경쟁력 제고에 획기적인 전기를 이룰 전망이다.
이 첨단생산시스템 개발과제는 앞으로 2002년까지 제품 기획에서 생산, 판매,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산활동을 컴퓨터로 적절히 운영하는 CIM과 기계가 생산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스스로 판단해 실행하는 지능형생산시스템(IMS)을 차례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계속 수행될 예정이다.
이 사업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면 제조업의 생산성이 지금보다 5배 이상 높아지며 리드타임은 3분의 1 수준, 노동력은 5분의 1 수준으로 줄일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며 제품의 정밀도 및 생산의 유연성도 높여 국내 제조업의 대외경쟁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