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젯프린터 업계의 「전쟁」이 한창이다. 롯데캐논이 「포토 리얼리즘」이라는 개념을 앞세워 「사진인쇄」가 가능하다고 선제공격에 나서자 이 시장에서 「최강자」를 자부하는 HP도 「포토 REt기술」을 동원해 맞받아치고 있다.
전통의 강호 삼보컴퓨터와 큐닉스컴퓨터는 이들 양사에 비해 해상도는 오히려 뛰어나지만 굳이 「사진인쇄」를 내세우는 것보다는 각종 지원 소프트웨어 및 사용의 편리성을 강조한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국산 제품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단숨에 정상권에 진입했다.
현재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컬러 잉크젯프린터는 삼성 제품을 제외하고는 캐논, 엡슨, HP 등에서 엔진을 비롯한 핵심부품을 수입, 한글화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2헤드 잉크젯프린터의 엔진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축적된 반도체기술을 동원, 인쇄품질을 대폭 향상시키도록 전용 주문형반도체(ASIC)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최고 해상도의 경우 대부분 6백∼7백20(1인치에 찍히는 도트 수)를 지향하고 있고 출력속도는 2∼4PPM(분당 인쇄 페이지 수)에 집중돼 있다.
해상도만 평가한다면 PC를 통해 사진과 다름없는 인쇄가 프린터에서 가능할 정도다. 또 일반용지는 물론 OHP필름이나 T셔츠 인쇄도 수행할 수 있다.
각사가 선보이고 있는 주력기종의 가격은 큰 차이없이 모델별로 29만원부터 49만원(부가세 별도)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권장 소비자가격이므로 전문상가나 대리점 등의 경우 부가세 정도는 덜어(?) 주는 수준이고 그보다 더 큰 할인판매를 하기도 한다.
잉크젯프린터를 구입할 때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은 역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쓰임새의 규모다. 기업이나 단체에서 업무용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면 화려한 그래픽과 사진에 버금가는 해상도는 물론 속도 역시 최고급이 필요하겠지만 가정에서 사용한다면 저가 보급형으로도 충분하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소모품. 잉크카트리지 및 용지의 비용이 만만치 않다. 롯데캐논과 HP 등 고화질 「사진인쇄」를 강조하는 업체의 제품은 여기에 필요한 별도의 잉크카트리지를 구입해야 한다. 모든 출력물을 「사진화」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평소에는 일반 컬러잉크를 사용하고 그때그때 용도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다.
또 고화질 인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전용용지 등 별도의 용지가 필수적이다. 일반용지에서는 「사진인쇄」가 거의 불가능하다.
롯데캐논의 경우 「사진인쇄」를 겨냥, 전용 잉크카트리지와 60장의 전용용지 및 보관함 등을 묶어 5만1천원(부가세 별도)의 키트로 제공한다.
삼성, 삼보, 큐닉스 등은 별도의 잉크를 사용하지 않고 전용용지를 통해 7백20급의 해상도를 실현하고 있다. 삼보컴퓨터와 큐닉스는 PC부문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유감없이 발휘, 구동 및 지원 소프트웨어와 사용편의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삼성은 사용방법을 동영상으로 알려주는 교습용 CD롬, 그림엽서 등을 제작하는 「컬러아트팩」과 전문가용 일러스트레이트 「코어 드로우」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제품광고만을 보고 구입하는 것보다는 매장에 직접 나가 잉크와 드럼, 토너, 용지 등 각종 소모품 경비를 꼼꼼히 따지고 인쇄품질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이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