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산업전자 품목별 결산 (3);빌딩자동화(BAS.IBS)

빌딩자동화를 근간으로 시장이 형성돼 온 국내 빌딩자동화시장이 올 한해를 보내면서 향후 초고속 정보통신시대를 겨냥한 지능형빌딩시스템(IBS)으로 본격 전환, 정보통신기술을 집약시킨 새로운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빌딩자동화시스템에서 출발한 빌딩자동화의 의미가 점차 지능형빌딩시스템으로 변화하면서 BAS업체가 중심이 되던 이 시장에 시스템통합(SI)업체 등 대기업이 대거 가세, 큰 변화를 겪은 한 해이기도 했다.

따라서 전반적인 수요증가에도 불구하고 중소업체들이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크게 감소, 업체간의 수주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덤핑수주가 난무하는 등 시장재편작업이 가속화됐으며 자금력과 기술력이 취약한 일부 업체들의 경우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반면 CM(Construction Management)제도의 도입으로 공사의 질적인 평가수준이 크게 강화돼 외국업체에 의존해 온 국내업체로서는 기술축적 등에서 성과가 있었으며 턴키베이스 형태의 발주가 본격적으로 확대된 한 해였다.

올해 국내 BAS, IBS 등 빌딩자동화 관련 매출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40∼50% 이상 크게 증가, 총 4천3백억원(BAS 및 IBS컨설팅)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IBS사업에 중견그룹의 신규사업 진출이 본격화하고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전자대기업도 시장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신원, 세아, 연합철강, 포스코, 농심그룹 등 중견그룹이 올들어 자사 전자정보통신, 건설계열사를 주력으로 IBS사업에 본격 참여, 사무자동화(OA), 정보통신(TC) 등 종합적인 기술축적이 손쉬운 IBS사업을 토대로 정보통신분야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원그룹의 경우 지난해 인수한 광명전기의 빌딩자동화사업팀과 계열사인 신원종합개발의 기전부문 사업을 통합, 지능형빌딩사업본부로 발족시키는 한편 본격적인 국내시장 공략을 위해 일본 미쓰비시사와 기술제휴를 추진중이며, 세아그룹은 자사 계열사인 코암정보통신과 건설계열사를 주축으로 올해 들어 지능형빌딩사업부문을 대폭 강화, 중형 빌딩을 중심으로 시장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포스코그룹 역시 IBS사업을 주력 신규사업으로 정하고 포스데이타(SI), 포스코개발(건설), 포스콘(시스템), 포스에이씨(컨설팅) 등 계열사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빌딩건설에서 부터 BAS, 정보통신(TC), 사무자동화(OA) 등 지능형빌딩에 필요한 종합서비스 전문그룹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농심그룹은 농심데이타시스템과 (주)농심건설부문을 중심으로 일본 후지쯔사와 기술협력을 대폭 강화, 영동신공항 등 신규물량 수주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 대우그룹 계열사인 동우개발은 지능형빌딩시스템의 운영 및 소프트웨어 설계 그리고 컨설팅 등 IBS 관련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 아래 연초 일본 IBS 전문관리 및 컨설팅 전문업체인 가지마건물총합관리(주)와 IBS 첨단 빌딩관리기술 연수협정을 체결했으며, 삼성그룹 계열사인 에스원과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기계 등도 하반기 들어 IBS사업에의 신규참여를 선언했다.

특히 BAS분야의 경우 매출신장세가 두드러졌는데 LG하니웰이 고속철도 천안역사, LG강남빌딩, 서울방송 목동방송센터의 IBS 설계용역을 수주, 빌딩자동화사업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40% 이상 늘어난 매출 6백50억원, 수주 7백20억원을 달성했다.

나라계전도 올들어 대전시 신청사 IBS, 연세대학교 공학연구센터 IBS, 한국방송회관, 한솔그룹사옥 BAS, 경기도 과천 우정병원 등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 매출 2백80억원, 수주 4백5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수주부문의 경우 50% 이상 증가세를 보이면서 당초 목표치를 크게 넘어섰다.

랜디스&기어코리아도 부산시 신청사에 BAS를 공급하고 공조시스템의 판매도 호조를 보여 매출은 전년대비 40% 늘어난 2백50억원, 수주는 전년대비 48% 늘어난 2백80억원에 이를 전망이고 존슨컨트롤과 윈도바 등 외국업체도 한국 내 매출이 전년대비 50% 이상 늘어났다.

이와 함께 정부기관들의 신청사 건축물을 비롯해 박물관 등 공공부문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은행 등 금융권의 신규사옥 건립증가, 그리고 반도체 등 첨단공장의 시스템도입이 본격화하면서 BAS) 및 IBS의 대형화가 급진전, 올 한 해에만 연건평 2만평 이상의 초대형 IBS(BAS 포함)는 총 1백20여건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 속에서도 LG하니웰은 국내 처음으로 24시간 빌딩을 원격 감시, 제어할 수 있는 빌딩운영 종합지원서비스인 「BOSS25서비스」를 도입, 서비스에 착수했다. 이 서비스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정착단계에 있는 미래형 사업이다.

업계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큰 폭의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IBS시장 선점을 위해 인력을 보강하고 외국업체들과의 컨설팅제휴를 강화하는 등 사업준비에 한창이다.

<정창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