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정보산업을 2000년대를 이끌어갈 산업으로 분류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는 현재 각 가정에서부터 산업현장에 이르기까지 우리 일상생활 구석구석에 손길이 닿아 있고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발전해 사회의 능률화를 실현하고 인간두뇌를 대신하는 시대를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가오는 21세기의 국가경쟁력 기반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보급확산이 얼마나 진척되느냐에 달려 있는데 소프트웨어 개발과 확산방향은 패키지를 지양해야 하며 이에 맞는 균형적인 유통구조가 함께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10년간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다양한 제품개발에 착수하고 전문 유통업체의 등장으로 소프트패키지산업이 정착하는 듯했다. 그러나 근간이 되는 유통구조의 왜곡으로 이들 업체가 최근 끊임없는 도산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국내시장은 자본력 있는 대기업들이 외국제품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어 국내에서 개발된 제품이 상품화되기 힘든 상황이다. 그리고 상품화가 달성된다 하더라도 유통시장을 통한 판매까지는 넘어야 할 험난한 고개가 산재해 있다.
사용자들도 왜곡된 유통구조로 인해 대부분 저가제품을 선호하고 있으며 고가제품을 구매할 경우에는 억울하게 비용을 많이 부담하는 느낌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여기에 개발자, 구매자 모두 불법복제 사용을 은연중에 합리화하거나 이를 너그럽게 용인하는 심정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소프트패키지 시장개방이 가속화하고 외국자본이 대량으로 유입될 경우 국내시장을 외국업체에 송두리째 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이러한 상황이 언제면 종식될 것인가.
개발자들은 장르별로 단체를 형성함으로써 고객지향성과 만족도가 동일한 상품에 대해 개발단계에서부터 공동 협의과정을 통해 중복투자로 인한 낭비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또 국내에만 한정하지 말고 외국 수요를 동시에 내다보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할 수 있는 제품개발에 치중해야 한다.
전문 유통업체들도 국내의 좁은시장에 대한 판매전략에서 탈피해 외국 유통사와 연계하는 해외시장 개척의지를 발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저가의 함량미달 제품이나 불법제품이 유통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이들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이 분야에 과감한 투자와 아울러 의욕있는 투자자를 개발자와 연결시킴으로써 개발자들이 연구에만 몰두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소프트웨어산업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박규한 세이와시스템즈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