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단행된 한국IBM의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는 위기이자 기회로 간주되고 있는 컴퓨팅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한국IBM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재철 신임사장의 인식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통 영업맨답게 시장의 흐름을 감지하고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간파해내는데 동물적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를 사내외에서 받고 있는 신 사장은 현재 한국IBM이 처한 상황을 위기로 평가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혁이 있어야 함을 누차 강조해왔으며 이번 인사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졌다는게 한국IBM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동안 국내 중대형컴퓨터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누려온 선두자리를 위협받고 일부 품목에서는 경쟁사에 밀리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 상황에서 신 사장은 실무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임원들을 주요 영업조직에 전진배치함으로써 국내 중대형컴퓨터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즉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고객을 대하던 자세를 벗어 던지고 직접 고객을 찾아 나서는 공격적 영업을 펼칠 것을 각 영업 조직에 주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해석은 개발 중심의 기능을 수행했던 소프트웨어연구소를 13개 산업별 조직을 총괄 지원하는 범부서 조직과 결합,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솔루션 개발 및 지원으로 이어지도록 한데서 파악될 수 있다.
이와함께 지나치게 세분화된 산업별조직을 통합, 대부서화함으로써 IBM이 주창하고 있는 「네트웍 컴퓨팅」사업이 보다 심도 있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IBM이 지난 30년간 직판만 고수했던 대형컴퓨터를 일부 기종에 한해 간접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그동안 자리매김이 어정쩡했던 PC서버를 하나의 독립 제품으로 인정, 이를 전담할 PC서버사업부를 신설한 것도 주목되는 항목이다.
한국IBM이 조직 개편및 임원 인사를 통해 지금보다 더욱 공세적인 영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 국내 중대형컴퓨터 시장을 놓고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 간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