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 토털 크리스마스

그동안 크리스마스 캐럴음반은 빙 크로스비, 팻 분과 같은 고전적인 스테디셀러로부터 보니 엠, 머라이어 캐리, 케니 지 등 유명 팝스타들의 최신음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가 선보여 팬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해왔다. 최근 이같은 다양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한꺼번에 반영한 캐럴 편집음반 「토털 크리스마스」가 발매됐다.

CD 2장을 1장 가격에 제공하는 경제성도 갖춘 이 음반에는 특히 현재 국내 가요계에 신선한 음악적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3인조 올터너티브그룹인 주주클럽의 「펠리즈 나비다(Feliz Nabidad)」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한때 보니 엠이 불러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 곡을 주주클럽의 리드보컬 주다인이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로 개성있게 소화했다.

벨기에 출신의 혼성그룹 시티즌 제인은 「크리스마스 이스 콜링」를 도회적인 재즈풍으로 불렀다. 중국어권 가수 두덕위도 조지 마이클이 이끌던 그룹 왬(Wham)의 히트곡 「라스트 크리스마스」를 리메이크했다. 그러나 두덕위는 원곡을 뛰어넘는 음악적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조이 사이드」로 명명된 첫 음반에는 제리 제프 워커, 앨버트 킹, 앨 그린 등이 유명 캐럴을 록커빌리, 블루스, 가스펠 등으로 재해석해 색다른 느낌의 연주를 들려준다.

두번째 음반인 「홀리 사이드」에서는 경쾌한 팝 위주의 음악보다는 재즈, 가스펠, 클래식 등을 활용, 차분한 분위기의 캐럴들을 소개한다.

아메리칸 소년합창단은 「하크! 더 해럴드 앤젤스 싱」을 성스러운 화음으로 불러 경건함을 고조시키며, 앨 그린 역시 「Silent Night」을 단순한 악기로 연주해 소박함을 담았다.

유명 소프라노 레슬리 가렛은 「송 투 더 문」을 풍부한 성량으로 들려주며, 프랑스 출신의 유명 피아니스트 리처드 클레이더만도 클래식과 팝의 장점만을 수용한 크로스오버곡 「소나무여」를 연주했다.

빈스 과랄디 트리오의 재즈 피아노곡 「크리스마스 송」으로 끝을 맺는 이 앨범에는 무려 30곡이 수록됐다. 그야말로 푸짐한 성탄 노래선물이 들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산만한 구성으로 인해 편안하고 포근한 음악을 즐기려는 팬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편이다.

<이종성, 팝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