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국내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시장이 3파전 구도로 재편되고 경쟁 제품 분야도 일반용에서 서버용으로 바뀔 전망이다.
시장에서 이제까지 순수 국내파인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와 대만계 트렌드코리아 2파전이었으나 내년 1월 세계 최대 유틸리티 공급사인 미국의 시만텍이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이에 가세, 3파전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품 경쟁에서도 안연구소와 트렌드코리아가 각각 일반 스탠드얼론PC용인 「V3프로95」 및 「PC시린95」를 주력으로 공급해왔으나 시멘텍이 윈도95용 대신 윈도NT용 「노턴 앤티바이러스2.0」을 국내 시장 공략용으로 들고 나옴으로써 네트워크나 인터넷 지원용 중심으로 돌변할 전망이다. 물론 이에앞서 트렌트코리아의 경우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인터넷게이트웨이용 「인터스캔」을 올 하반기 선보였으나 기대 만큼의 판매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볼 때 내년 국내 백신 시장은 3사가 상반기 시장을 분할하기 위한 터잡기가 진행되면서 혼전을 벌이다가 하반기부터는 제품 우열이 드러나면서 본격적인 판매경쟁으로 돌입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백신시장은 그동안 안연구소와 트렌드코리아가 양분해오기는 했지만 양사 모두 상품기획과 영업력에서 최상의 실력을 발휘한 것은 아니어서 정확한 규모나 각사의 매출액이 산출될 만큼 정착되지 않았다. 이는 컴퓨터사용자들이나 기업 고객인 PC공급사 또는 시스템통합(SI)회사들이 백신의 상품성에 대해 과소평가 해온데다 백신공급사들 자신도 투자나 고객지원을 위한 조직 보강에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시장을 평정하고 브랜드 명성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에 버금가는 시맨텍사의 등장으로 내년부터 상황이 돌변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새해부터 가동될 3사 제품 전략의 공통점은 앞서 지적했듯이 일반용에서 네트워크 지원을 기본으로 하는 서버용이나 인터넷게이트웨이용에 치중한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안연구소의 경우 그동안 스탠드얼PC용 백신 전문공급사이미지를 탈피하면서 최근 노벨의 네트워크운용체계인 「네트웨어」를 지원하는 「V3프로 포 네트웨어」의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1월부터 정식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서버 전용인 이 제품은 윈도95클라이언트에 기존 「V3프로95」를 설치하여 함께 사용토록함으로써 전체 네트워크에 대한 바이러스 칩입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많은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트렌드코리아는 내년초부터 인터넷게이트웨이용 「인터스캔」과 네트워크서버용 「서버 프로텍트」 공급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인터스캔」은 일명 바이러스방화벽(Virus Wall)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제품으로서 윈도NT와 썬소프트의 「솔라리스」기반의 인터넷게이트웨이 환경에서 내부 네트워크에 칩입하기 전에 바이러스를 원천 봉쇄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또 윈도NT용 「서버 프로텍트」는 중앙집중 도메인관리가 가능한 네트워크서버용이다.
시멘텍의 「노턴 앤티바이러스」는 국내 진출 이전부터 익히 명성이 알려져있는 제품으로서 「앤티 바이러스」라는 말도 여기서 처음 유래됐다. 이 제품은 서버와 클라이언트(워크스테이션)등 2개의 운용체계로 돼 있는 윈도NT환경을 동시에 보호할 수 있으며 인터넷게이트웨이 지원 기능도 갖고 있어 인터넷 다운로드 파일이나 전자우편의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해 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3사의 시장장악력은 최대의 고객으로 꼽히고 있는 (주)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주목되고 있다. 3사는 현재 각각 윈도95와 윈도NT 및 전자우편서버인 「익스체인지서버」 등을 공급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번들 영업에 치중해왔는데 안연구소와 트렌드코리아의 경우 기존 거래를 이어가면서 공급량을 확대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러나 시맨텍도 초대 지사장이 96년 12월까지 마이크로소프트 영업과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안연구소와 트렌드코리아 못지않은 영업력을 과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