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해외 현지법인 경영정상화 가속

90년대 초반 저임금을 찾아 해외에 진출했던 국내 부품업체 해외 현지법인들의 상당수가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현지 마케팅,낮은 인건비 등에 힘입어 설립 3~6년차인 올해 경영상태가 크게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부품업계 해외법인 흑자전환 1호로 알려진 삼성전관 말레이시아공장을 비롯,태일정밀, 삼성전기, 코리아써키트, 신성기업, 고니정밀, 유림전원 등이 투자한 해외법인들이 올들어 잇따라 대폭적인 매출성장과 흑자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92년 말레이시아 셀렘방에 진출,설립 3년만인 94년에 흑자로 전환한 뒤 지난해 매출 2천1백52억원에 1백4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던 삼성전관 말레이시아 공장은 올들어 주력생산품인 CRT의 부품 현지구매율을 더욱 높이고 현지판매를 대폭 확대,매출 4천억원에 순이익은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어난 3백50억원의 달성이 기대된다.

93년8월 한국, 대만, 중국, 이스라엘 등 4개국 합작법인으로 재출범,자기헤드 등 컴퓨터 부품을 생산중인 태일정밀의 중국 하얼빈공장 「쌍태전자」는 94년 첫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지난해에 매출 8천8백만달러에 3백67만달러의 당기순이익을 낸데 이어 올해도 1억3천만달러의 매출에 5백만달러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중견 PCB업체인 코리아써키트가 92년3월 미국 LA에 투자한 미국법인 「KCA」은 단면 및 샘플 PCB를 주력 생산,94년에 30만달러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한 뒤 지난해 매출 2천6백만달러에 순이익 1백만달러,올해는 매출 3천50만달러에 순이익 1백60만달러가 예상되는 등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 동관, 천진,태국,포루투갈,멕시코 등 세계 5곳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삼성전기도 튜너, DY, FBT 등 AV부품을 생산중인 태국공장이 지난해부터 흑자를 내고 있는데다 동관공장이 올해 흑자전환이 확실시되는 것을 비롯해 해외공장의 대부분이 최근 설비증설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내년에는 대폭적인 매출신장과 이익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PCB 원판업체인 신성기업이 93년12월 아일랜드에 설립한 단면PCB 생산 현지법인 「대성써키트」도 설립 4년째인 올해 1백45만파운드(18억8천여만원)의 매출에 8만파운드(1억여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첫 흑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중국 연태에 대단위 수정디바이스공장을 확보,현지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는 고니정밀 중국공장이 대폭적인 매출신장과 흑자로 전환한 것을 비롯,멕시코 티후아나에 진출한 유림전원 등 비록 아직 일부이기는 하지만 국내 부품업계의 해외진출이 3~5년을 넘어서면서 해외생산법인들의 경영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