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인당 매출액 2억원. 창업 6년만에 매출액 4백50억원 달성. 바로 PC용 멀티미디어 주변기기 전문 생산업체인 가산전자의 경영 이력서다. 특히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비디오 CD플레이어인 「캡션 맥스 2.0」으로 올해 新소프트웨어상품 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차지해 96년 전자정보통신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업체로 떠올랐다.
이 회사는 여세를 몰아 내년부터는 외국시장에 눈을 돌리기 위해 조직개편 작업에 여념이 없다. 그만큼 국내시장은 이제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지난 9월 증권 장외시장에 등록한 자산은 현재 1주당 거래가격이 7만원선에 이르고 있다. 자본금 50억원. 직원 2백25명이지만 가산은 이번에 대상을 차지한 제품과 영상 멀티미디어 통합 VGA카드인 「윈X 퍼펙트」를 전략상품으로 해 종합멀티미디어 전문그룹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올해 전자정보통신분야에서 가장 관심의 대상 중의 한 사람인 가산전자 오봉환 사장을 만나 성공비결과 앞으로 계획을 들어봤다.
창업동기가 궁금한데요.
대학 졸업 후 바로 금성사 전략기획부에 근무하게 됐는데 제 적성에 맞지 않았어요. 현장근무를 원했거든요.그래서 3년만에 나왔어요. 처음에는 컨설팅사업을 시작하려 했지요 (오 사장은 컨설팅사업이 소자본으로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사업동업자를 만나 소프트웨어 용역개발 업체인 마이컴하우스를 설립하게 됐지요.
한 5년 정도를 열심히 했는데 승부가 나지 않겠더라고요. 먹고는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기업을 키우는 데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가산을 만들었던 거죠.
가산전자의 사업아이템은 언제 잡았나요.
마이컴하우스 시절, 소비자 욕구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를 많이 생각했어요. 일단 하드웨어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지요. 그런 끝에 비주얼 멀티미디어시장의 전망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지요. 시장조사기관이나 각 언론사 등에서 향후 멀티미디어시장 성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도 아이템을 선정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가산전자가 고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으로 보십니까.
『가산을 설립하면서 몇 가지 원칙을 정했어요. 하나는 기술력 확보입니다. 여력이 있을 때마다 연구인력을 계속 늘렸습니다. 현재는 60명이 연구인력으로 근무하고 있지요.
또 하나는 학력보다는 능력 위주의 실질적인 인재육성에 주력했습니다. 중소기업의 가장 어려운 점은 좋은 인재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인재를 육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체 브랜드의 세계화전략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제품이 개발되어도 동일한 브랜드만을 고집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많은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체 브랜드전략은 일반적인 기업성장사와는 또 다른 형태인데.
대개 기업들은 OEM을 통해 초기시장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려합니다.그러나 가산은 초기 자체브랜드를 고집함으로써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를 잘 극복했습니다.
제조기술은 갈수록 기업마다 대동소이해지게 마련입니다. 결국 브랜드로 승부가 나게 마련입니다.
수상경력도 화려하던데요.
올 연말 신소프트웨어 상품 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았던 것이 가장 뜻깊은 상입니다. 94년에는 벤처기술 대상을 받았고 95년에는 장영실상을 수상했으며 제4회 다산기술상을 받아 대외적으로 기술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경쟁업체들이 가산의 향후 전략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가산은 올해까지 PC용과 통신용 멀티미디어에 주력해 왔으며 내년부터는 위성방송 수신기와 CATV 등 가전멀티미디어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98년부터는 캡션MAX와 교육용타이틀 등 서비스멀티미디어시장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한국 멀티미디어 기술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멀티미디어분야에 있어서는 새계적인 수준입니다. 오히려 세계 기술을 선도하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호기를 멀티미디어업체들이 잘 살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영관이나 인생관은.
가산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가산이 열심히 사업을 하면 한국경제도 그만큼 경쟁력을 갖춰 나간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또한 어떠한 제품을 만들어도 시장이나 사회에 일정 부분 기여한다는 생각입니다.
사업은 판단능력이 남보다 한발 앞서 있어야 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한 능력을 갖춰 나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 사훈이 있는냐는 질문에 오 사장은 아직 사훈을 만들 만한 규모도 아니고 그럴 말한 여유도 없었다면서 이제부터 생각해 봐야 겠다고 한다).
오봉환 사장약력
78년 인천고 졸업
83년 고려대 산업공학과 졸업
82년 금성사 근무
85년 (주)마이컴하우스 대표
90년 가산전자(주) 창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