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창조] 번역프로그램 개발 선두주자 언어공학연구소

마우스 클릭만으로도 수많은 볼거리와 읽을거리가 쏟아지는 인터넷. 인터넷뿐 아니라 외국 정보를 접할 때면 어김 없이 발생하는 문제가 바로 언어문제다.

이같은 언어장벽을 극복키 위해 언어학을 전공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각종 번역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업체는 서울대 언어학과 출신들이 주축이 돼 지난 5월 문을 연 언어공학연구소(대표 장충엽).

이 회사는 출범 후 불과 얼마되지 않은 지난 10월 고속 영한번역프로그램 「트래니」를 개발, 시판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고도의 문서인식능력을 갖춘 「사이버 전자사전」 영한판을 출시, 언어프로그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학회나 연구소를 연상시키는 회사의 이름에서 느껴지듯 이 업체의 특징은 단순한 번역이 아닌 언어의 구조를 체계적으로 분석,처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것.

「언어를 아는 사람들이 모여 제대로된 언어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것」이 이 회사의 특징이자 목표다.

『회사의 전신은 지난 90년 서울대 언어학과 학생들이 중심이 돼 만들어진 서울대 언어공학연구소입니다.컴퓨터를 활용해 언어학의 발전을 도모하고 언어학으로 사회에 기여한다는 것이 창립취지였습니다.』

「사이버 전자사전」과 「트래니96」 개발과정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 회사 성열원 선임연구원(24)은 『회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금도 이 연구소와 회사는 별도의 조직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호 협조가 오고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발한 제품의 대중적인 보급과 체계적인 연구활동을 위해 상품화를 꾀하게 됐고 합리적인 판매를 위해 법인설립을 추진했다는 것이 이 회사의 창립배경이다.

창립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회사가 출시한 제품들은 모두 국내 언어프로그램의 대표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회사가 출시한 「트래니」의 경우 불과 2,3초 만에 한 문장을 번역하는 고속 처리능력을 지녔고 「사이버 전자사전」도 마우스의 화살표를 해당단어에 갖다 놓는 것만으로 단어의 뜻이 나타날 정도로 고도의 자동인식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의 개발을 위해 본격적으로 연구에 착수한 시기는 지난 95년.

엔진 및 검색장치 등 프로그램 제작의 토대가 된 각종 비법들을 체득한 시기를 집어보면 지난 90년 서울대 언어공학연구소의 창립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91년 말뭉치 검색장치 개발을 시작으로 92년 불영 전자사전, 94년 영어 구문분석기, 95년 다국어 한글 전사프로그램 개발 등 그 동안 개발했던 각종 프로그램들이 모두 언어공학연구소가 축적한 비법들이다.

『지금 출시한 제품들도 아직 완성품은 아닙니다.오는 1월 「트래니」와 「사이버 전자사전」 전문가용을 출시하는 것을 비롯해 계속적인 보완작업을 할 계획입니다.』

장충엽 사장은 『물론 지금 물건을 구입한 사람도 보완품이 나올 때마다 즉각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며 소비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서비스도 강조했다.

『좋은 번역프로그램은 외국의 정보를 값싸고 빠르게 접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어를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번역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것은 우리 국민에게 맡겨진 중대한 숙제지요.』

이 때문에 제대로 된 번역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국가의 지원이 그 어느때보다 아쉬우며 이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장사장은 지적했다.

<김윤경 기자>